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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5538-506-7 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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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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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한국은행은 국민의 금융 및 경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경제에 관한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경제교육 프로그램 운영, 온

라인 경제교육 콘텐츠 확충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왔습니다. 국민이 

경제현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경제교육 채널을 확

대하는 것은 중앙은행 등 정책당국이 수행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의 하

나입니다.

이에 동아일보와 한국은행은 2019년 4월 ~ 2020년 1월중 “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이라는 경제칼럼을 공동으로 운영하였습니다. 동아일보 

경제면에 36회에 달하는 주간 연재물을 싣는 방식으로 핵심적인 경제원

리와 국내외 시의성 있는 경제이슈를 다루었습니다. 전문지식과 실무경

험을 갖춘 한국은행 직원들이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해하기 쉽도

록 원고를 집필하였습니다.

한국은행은 동 칼럼을 통해 올바른 경제관련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경제교

육 효과를 제고함은 물론 당행 정책과 업무를 국민에게 알리는 소통의 장

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이러한 뜻을 담아 그동안의 원고를 묶어 책자로 발

간하게 되었기에 아무쪼록 이 책이 국민 여러분의 경제에 대한 올바른 이

해를 돕고 합리적인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데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신 동아일보 관계자 여러분과 

집필을 위해 수고하신 한국은행 직원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

니다.

2020년 3월

한국은행 경제교육실장

조 강 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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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3

01. ‘3만달러’선진국이라는데…왜못느낄까요?

6

2019.4.2.오용연

02. ‘경단녀’줄어들게만드는게왜중요한가요?

10

2019.4.9.조희근

03. 카드-페이시대…현금없이괜찮을까요?

14

2019.4.16.강기승

04. 지구촌흔드는무역분쟁왜생길까요?

18

2019.4.23.황문성

05. 환율오르면이득일까손해일까?

22

2019.4.30.김창호

06. 외환보유액은국가의‘비상금’

26

2019.5.7.이홍기

07. 트럼프압박에도“NO”…중앙은행의독립성

30

2019.5.14.조홍균

08. 은행예금이자어디서온돈일까요?

34

2019.5.21.박나연

09. 외환보유액은수익상품에투자않나요?

38

2019.5.28.강지연

10. ‘화웨이때리기’에왜지구촌이영향받나요?

42

2019.6.4.음지현

11. 기업채권,무한정발행할수있나요?

46

2019.6.11.신영석

12. 고령화빠르면경제가나빠질까요?

50

2019.6.18.이지원,이상아

13. 물가내리면상품값싸져좋지않나요?

54

2019.6.25.조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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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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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BANK OF KOREA

Contents 14. 공유경제활성화되면어떤이득있나요?

58

2019.7.2.장고

15. 키덜트족이피규어사는까닭은?

62

2019.7.9.이보라

16. 은행대출금리왜개인마다다를까요?

66

2019.7.16.김경학

17. 튼튼한신용쌓으려면어떻게할까요?

70

2019.8.13.김영설

18. 경제지표로국민의행복도까지알수있나요?

74

2019.8.20.이승복

19. 韓금리,美보다낮은데…외국인왜국내채권살까?

78

2019.8.27.이명종

20. 노동시장이중구조,왜문제가되나요?

82

2019.9.3.장근호

21. 글로벌금융위기막으려면어떻게해야할까?

86

2019.9.10.조항서

22. 기업은왜현금을쌓아두려할까요?

90

2019.9.17.이지은

23. 경상수지흑자는클수록좋은가요?

94

2019.9.24.김보성

24. 국가간통화스와프,왜필요한가요?

98

2019.10.1.박다희

25. 한국경제지금디플레이션인가요?

102

2019.10.8.안동준,이나영

26. 경기변동이란뭐고어떻게판단하나요?

106

2019.10.15.이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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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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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핀테크’와‘테크핀’,어떻게다른가요?

110

2019.10.22.안중섭

28. 지역화폐와한국은행권은어떻게다른가요?

114

2019.10.29.장희지

29. 기업은자금을어떻게조달하나요?

118

2019.11.5.김태석

30. 아차!송금잘못했는데어쩌죠?

122

2019.11.12.윤효진

31. 해외주식투자,경제에어떤영향미치나요?

126

2019.11.26.최병재

32. 은행은급히돈필요할때어디서빌리나요?

130

2019.12.3.김지언

33. 은행이자율은왜갈수록낮아지나요?

134

2019.12.10.이현창

34. 열심히일하면‘노동생산성’올라가나요?

138

2019.12.24.남충현

35. 리스크큰주식,합리적투자어떻게?

142

2019.12.31.강기승

36. 조직의비합리적의사결정극복하려면

146

2020.1.7.조홍균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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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BANK OF KOREA

2019.4.2.

 오용연 경제통계국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3만달러’선진국이라는데…왜못느낄까요?

Q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었다고 하네요. 

그럼 이제 우리도 선진국인가요?

A 한국은 선진국일까요, 아닐까요? 한 나라를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국민들이 풍족

하게 잘살아야 합니다. 한 나라의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풍족한지를 알

려주는 지표로는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소득(GNI)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국민총소득은 가계와 기업, 정부 등이 1년 동안 경제활동으로 얼

마를 벌어들였는지를 말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이걸 인구수로 나눠 

한 사람이 얼마를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값이고요. 1인당 국민소득이 늘

어나면 그만큼 좋은 집과 차를 사고, 맛있는 음식도 사 먹을 수 있으니 

한 나라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알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됩니다.

지난달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1

인당 국민소득은 3만1349달러로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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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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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1인당3만1349달러달성

OECD36개국중22곳만넘어

가계이외정부-기업몫도포함

부자들소득평균나눠착시불러

국민들“체감못한다”지적도많아

국 돈으로 환산하면 1년에 3500만 원 넘게 벌어들인 셈입니다. 보통 1

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으면 선진국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소식은 중요한 뉴스로 다뤄졌습니다. 6·25전쟁 이후 폐허

나 다름없던 우리나라가 국민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눈부신 경제발

전을 이뤄냈다니 기적과도 같은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6·25전쟁 직후인 1953년 67달러에 불

과했습니다. 지금보다 물가가 훨씬 낮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1년에 번 

돈이 8만 원도 안 됐다니 얼마나 살기 힘들었을지 상상이 잘 되지 않

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가난한 나라로 꼽혔습니다. 웬만

한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가난했으니까요. 그런 나라가 40여 년 만인 

1994년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돌파했고 2006년 2만 달러를 넘긴 

뒤 지난해 드디어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선 나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선진국 클럽’이라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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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BANK OF KOREA

36개 회원국 중 22개국만이 3만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의 국가로 한정해 보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6개국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마음 놓고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스페인이나 그리스 같

은 나라는 우리보다 먼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이

후 재정위기를 겪고 2만 달러대로 뒷걸음질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

은 1992년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세계 최초로 소득 3만 달러

를 돌파했지만 바로 그해에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기업들이 줄지어 

망하면서 ‘잃어버린 20년’을 겪었습니다. 우리도 여기에 오기까지 외

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여러 차례 후퇴와 전진을 반

복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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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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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의견도 많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에는 일반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 

외에도 기업과 정부의 몫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국민 개개

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돈은 1인당 국민소득의 56% 수준(2017년 기

준)으로 낮아집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일 때 실제 국민들이 

손에 쥐는 돈은 1만7100달러 정도가 되는 겁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평

균값이기에 소득불평등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도 있습니다. 예를 들

어 소수의 부자들만 소득이 크게 늘어났을 때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은 

높아지지만 대다수 국민은 소득이 늘어났다고 느끼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국민이 경제성장을 체감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그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득 분배와 질적 성장이 

이뤄져야 합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소득불평등이 심화되면 사회 불

안을 높일 수 있어 경제성장에 해롭다고 말합니다. 또 선진국 사례를 

보면 노동력과 자본을 키우는 데만 집중하지 않고 기술혁신과 신성장

산업 육성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였을 때 1인당 소득이 4만, 5만 달러

를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 경제가 지속 성장하고 국민 모

두가 경제성장의 과실을 나눠 먹으려면 소득불평등을 줄이고 4차 산

업시대에 걸맞은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힘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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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BANK OF KOREA

2019.4.9.

 조희근 경제교육실 주임교수

 ‘경단녀’줄어들게만드는게왜중요한가요?

Q 신문이나 방송에서 ‘경단녀’라는 말을 자주 접해요. 경단녀

가 늘어나면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나요?

A 최근 들어 신문기사 등에서 ‘경단녀’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종종 보는 ‘○○녀’, 

‘△△녀’와는 느낌이 많이 다른 듯한데 조금 어려워 보이는 말이죠. 

‘경단녀’란 ‘경력 단절 여성’을 줄여서 부르는 말로, 열심히 회사에서 

일하던 여성이 출산이나 육아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직

장을 포기하면서 경력이 끊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경단녀’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떻게 확인

할 수 있을까요? ‘경제활동인구’라는 통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경

제활동인구’란 만 15세가 넘은 사람 중에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취

업자)’에 ‘일자리를 구하고는 있지만 아직 찾지는 못한 사람(실업자)’

을 더한 것입니다. 그 외의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라고 하는데,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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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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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등위해퇴사한여성

경제활동중단으로소득줄어

양육비용부담에둘째낳기꺼려

30대女근로비율美-日보다낮아

직장생활-육아병행할수있게

사회전체가배려하고도와야

가 들고 몸이 불편해 일을 할 수 없거나, 대학생이나 가정주부처럼 능

력은 있지만 바깥에서 일을 안 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경

단녀는 경제활동인구인 취업자에서 비경제활동인구인 가정주부 등으

로 처지가 바뀐 여성을 가리킨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

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뚝 떨어지겠죠.

2017년 우리나라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 참가율을 보면, 20대 후

반은 전체 여성의 75%가 일을 하고 있거나 일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30대 초반은 64%, 30대 후반은 60%로 급격히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출산을 많이 하는 30대에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아지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입니

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단녀’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그 변화가 너

무 크다는 점이 걱정입니다.

그럼 20대에 직장을 잘 다니던 많은 여성들이 30대가 되면서 갑자

기 직장을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아이를 낳아 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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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BANK OF KOREA

면서 일과 육아를 함께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과거에 

비하면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습니다. 직장에 어린

이집이나 유치원이 있어서 출근할 때 아이를 데리고 왔다가 퇴근길에 

데려갈 수 있는 회사도 늘고 있죠. 그러나 아직도 아이는 엄마가 키워

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깊은 데다 일해야 하는 시간은 긴데 그동안 아

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남녀 간 소득 격차가 큰 것도 경단녀가 늘어나는 

원인이 됩니다. 여성들이 받는 급여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낮기 때문에 육아의 어려움과 직장 문제가 겹칠 때 ‘차라리 내가 일을 

그만두고 말지’ 하며 여성이 먼저 직장을 포기하는 겁니다. 아이가 아

프거나 돌봐줄 사람을 찾지 못해 갑자기 조퇴를 하거나 휴가를 써야 

할 때 상사 눈치를 봐야 하는 직장 문화, 또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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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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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어려우면 여성을 먼저 해고하는 분위기 등도 여성들이 직장을 

포기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물론 취미생활에 전념하고 싶다든지 하는 이유로 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두는 여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을 계속해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거나 경력을 많이 쌓아 자신의 오랜 꿈을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음

에도 어쩔 수 없이 직업을 포기해야만 한다면 이는 당사자에게 큰 아

픔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이것은 단순히 당사자 개인의 문제로 그치

는 것이 아닙니다. 여성 경력 단절은 가계 소득 감소, 출산율 하락 등 

훨씬 더 큰 문제의 원인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선 여성 한 명이 낳는 아이가 평균 한 명이 채 되지 않습

니다. 선진국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수준이죠. 반면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올 만큼 평균수명은 길어졌습니다. 

일할 사람은 줄어들고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은 더욱 늘어난다는 말

이죠. 이런 상황에서 젊고 능력 있는 여성들이 본인의 희망과 달리 일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현상입니다.

우리의 어머니와 누나, 언니들이 겪고 있고, 장차 우리 딸이 겪게 될

지 모를 경단녀의 아픔은 당사자와 그 가족만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

의 문제입니다. 하루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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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BANK OF KOREA

2019.4.16.

 강기승 경제교육실 교수

 카드-페이시대…현금없이괜찮을까요?

Q ‘현금 없는 사회’가 온다고 하는데요. 정말 돈을 안 갖고 다

녀도 생활에 지장이 없을까요?

A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 없겠지요. 돈이 있으

면 멋진 옷도 사서 입고 맛있는 음식도 사 먹고 또 최신형 스

마트폰도 살 수 있습니다. 돈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습

니다. 우리 속담에 ‘돈이 있으면 귀신도 부린다’는 말이 있고 서양에도 

‘돈이면 다 된다(Money talks)’는 격언이 있습니다. 동서고금을 가리

지 않고 누구나 돈을 갖고 싶어 해왔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인터넷과 스마트폰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하면서 

점점 ‘돈 구경’을 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종이나 동전

으로 된 현금을 갖고 다니려 하지 않습니다. 현금 화폐가 없어도 신용

카드나 체크카드,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쓸 수 있는 ‘○○페이’와 가

상화폐 등 ‘비현금 전자지급수단’이 돈을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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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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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중76만원카드로결제

한은,화폐발행액계속줄여

‘현금없는사회’손님-상점다편리

뇌물등불법자금거래도차단

디지털어려운어르신되레불편

해킹통한범죄도대책세워야

럼 현금 화폐 대신 전자지급수단이 널리 사용되는 사회를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라고 합니다.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한 스웨덴은 ‘현금 없는 사

회’에 가장 가까운 나라입니다. 이 나라에서는 현금을 받지 않고 신용

카드 같은 전자지급수단으로만 결제를 해야 하는 상점이 계속 늘어나

고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미 2014년부터 스웨덴을 비롯한 영

국, 프랑스, 캐나다, 벨기에, 호주 등이 ‘현금 없는 사회’에 가까워졌다

고 보도했습니다.

우리나라도 ‘현금 없는 사회’에 성큼 다가섰습니다. 사람들은 요즘 

거의 현금을 갖고 다니지 않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는 교통카드

를 사용하고,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신용카드나 체크카

드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지난해부터 현금을 받지 않는 ‘현금 없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7년 한국은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1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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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BANK OF KOREA

어치 물건을 살 때 76만 원어치는 신용카드 등 전자지급수단으로 결

제했고, 현금을 사용한 것은 24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현금 사

용이 줄어들면서 한국은행이 발행한 지폐와 동전(순발행액 기준)은 

2017년 10조5000억 원에서 2018년에는 7조5000억 원으로 3조 원

(28.9%)이나 감소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은행의 화폐 발행액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금 없는 사회’를 향해 나가는 디딤돌의 하나로 한국은행은 2017

년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society)’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가게에서 

손님에게 거스름돈으로 줘야 할 잔돈을 선불카드에 충전해 주고 여기

에 쌓인 돈을 나중에 쓸 수 있게 한 것입니다.

‘현금 없는 사회’는 몇 가지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제일 큰 장점

은 전자지급수단이 현금보다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겁니다. 현금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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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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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러 바쁜 시간을 내 은행에 갈 필요가 없고, 지갑에 넣어둔 현금을 분

실하거나 도둑맞을 위험도 없습니다. 상점에서도 현금보다 전자지급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물건을 얼마나 팔았는지 계산하기

도 쉽고 거스름돈을 따로 준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국가에도 편리한 

점이 있습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고판 자료가 남기 때문에 세금을 

정확히 매길 수 있습니다. 또 뇌물과 같은 불법적인 자금 거래도 막을 

수 있습니다. 지폐나 동전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도 아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점도 있습니다. 우선 노인들은 대체로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를 잘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전자지급수단을 사용하는 것

이 오히려 불편할 수 있습니다. 또 누군가 은행이나 카드회사의 전산 

시스템을 해킹해 돈을 훔쳐 가면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

히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나 정전이 일어나 컴퓨터와 통신시설이 멈추

는 경우 모든 전자거래가 한꺼번에 중단되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지

게 됩니다.

디지털 강국인 우리나라는 ‘현금 없는 사회’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

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될수록 

‘현금 없는 사회’는 더 빨리 찾아올 겁니다.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현

금 없는 사회’를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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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BANK OF KOREA

2019.4.23.

 황문성 경제교육실 교수

 지구촌흔드는무역분쟁왜생길까요?

Q 미국이 요즘 중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와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다는데 왜 그런 건가요?

A 최근 들어 관세폭탄, 무역전쟁 등 무시무시한 용어들이 뉴스

에 자주 등장합니다. 경제 대국인 미국이 중국 등 다른 나라

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서 생긴 건데요. 이런 무역

분쟁이 세계 경제에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도

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외

치며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미국에 대응해 중국 등이 

보복조치를 취하면서 전 세계가 분쟁에 휩쓸리게 됐습니다. 국제통화

기금(IMF) 등 국제기구들도 글로벌 무역분쟁의 해결 없이는 세계 경

제의 동반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꺼내 든 보호무역 조치가 실제로는 자국 경제에 이

득을 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지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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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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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자국산업경쟁력높일때

보호무역필요하지만효과한계

지나치면세계경제큰위기불러

자유무역의혜택다양하지만

나라별-개인별편차더줄여야

초부터 중국에 통상압력을 행사했지만 2018년 미국의 중국 상품 수입

은 오히려 전년 대비 6.7% 늘었습니다. 반면 중국으로의 수출은 7.2% 

감소하면서 미국의 대(對)중국 상품수지 적자가 2017년 3759억 달러

에서 2018년에는 4193억 달러로 커지고 말았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조치가 중국 제품 수입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았고, 

도리어 중국의 보복조치만 유발해 미국의 수출에 타격을 준 것입니다.

보호무역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아직 경쟁력이 부족한 산업이나 

방위산업을 키운다든지, 아니면 재해나 재난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 식

량을 확보해 둬야 하는 상황이 그렇습니다. 이때 정부는 수입품에 높

은 관세를 매겨 가격을 비싸게 만들거나 수입상품의 수량을 일정 수준

으로 제한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 수입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의 수

단을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너도나도 경쟁적으

로 보호무역을 하면 국제교역이 무너져 글로벌 경제위기를 더 심화시

킨다는 것을 세계 각국은 체험한 바 있습니다. 이에 각국은 제2차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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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BANK OF KOREA

계대전 직후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을 체결한 데 이어 

1995년에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출범시켜 보호무역을 억제하고 

자유무역을 확대해 왔습니다.

그러면 자유무역은 어떤 이득을 줄까요? 많은 나라는 천연자원, 노

동, 자본, 기술력 또는 기후조건 등 여건이 서로 다릅니다. 사우디아라

비아는 석유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석유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 대신 우리나라는 최첨단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각

국이 주어진 여건을 잘 활용해 상대적으로 싸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을 

생산하고 서로 교환하면 소비자는 자기 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상품

과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습니다. 자기 나라에서 생산되는 것이라 하

더라도 무역을 통해 좀 더 싸게 살 수도 있습니다. 또 전 세계 소비자

를 대상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을 통한 이른바 ‘규모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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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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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유무역은 각국의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더 많은 만족을 주면서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어 왔습니

다. 여러 나라의 물건과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국가 간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유무역은 전 세계 국가들이 더 풍요로운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럼에도 보호무역주의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

엇일까요? 자유무역이 주는 혜택이 나라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

다. 어떤 나라는 자유무역의 이익을 많이 받지만 어떤 나라는 이익이 

적거나 보호해야 할 산업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보호

무역이 오랫동안 지속되기는 어렵습니다. 보호무역은 미중 무역 갈등

의 사례에서 보듯이 상대국의 보복조치를 유발합니다. 또 보호한다고 

해서 해당 산업의 경쟁력이 꼭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요.

자유무역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자유무역으로 분명 국가

의 전체 이익은 증가하지만 국민 개개인으로 봤을 때는 모두가 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농산물시장을 개방하면 외국의 값싼 

농산물이 수입돼 농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유무역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역에서 나오는 이익을 이로 인해 피해를 보

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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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BANK OF KOREA

2019.4.30.

 김창호 경제교육실 교수 

 환율오르면이득일까손해일까?

Q 신문기사나 뉴스를 보면 환율이 올랐다거나 내렸다는 이야

기가 자주 나와요.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고 기업이나 개인들

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 환율은 한 나라의 돈과 다른 나라 돈의 교환비율을 말합니

다. 우리나라 국민이 미국에서 물건을 사려면 달러화가 필요

하고, 유럽에 여행 가려면 유로화를 가져가야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

이 외국에 물건을 팔거나 외국으로부터 물건을 들여오는 경우에는 그 

나라의 돈을 받거나 그 나라 돈으로 값을 지불해야 하고요. 이처럼 우

리나라와 외국 간의 경제적 거래를 위해 우리나라 돈(원화)과 외국 돈

을 서로 교환해야 하는데 이때 교환되는 비율이 환율입니다.

환율은 외국 돈이 거래되는 외환시장에서 외국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상품에 가격이 매겨지는 것처럼 외환시장에

서 거래되는 외국 돈의 가격이 환율이 되는 겁니다. 외국에서 상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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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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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돈에대한수요-공급으로결정

정치상황-심리요인에민감한반응

시장경제체제선변동환율제채택

급격한변동땐예상못한손실유발

불확실성감안방향보다속도중요

시장원리따라안정적운영에중점

서비스를 수입하거나 외국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외국 돈

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환율이 상승합니다. 너도나도 외국 돈을 필요

로 하게 되니 가격이 오르는 겁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상품과 서비

스를 외국에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우리나라의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외국 돈이 많아져 환율이 하락합니다. 이 밖에도 환율은 국

내외 정치상황이나 심리적 요인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처럼 환율이 외환시장에서 외국 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시스템을 변동환율제도라고 합니다. 변동환율제도의 반대는 

고정환율제도로 환율을 일정 수준으로 정해놓는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환율을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1달러당 1200원으로 고정시켜 

놓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언제든 일정한 금액으로 외국 돈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다보니 여기에 맞춰 

통화정책을 운영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물가안정이나 금융안정 

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 경제 사정을 고려해서 그때그때 적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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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BANK OF KOREA

통화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는 겁니다. 이 때문에 한국을 

비롯해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한 많은 나라들은 변동환율제도를 운영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환율이 오르고 내리는 건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우산 장수

와 부채 장수 이야기처럼 환율이 올라서 좋은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환율이 1달러당 1200원에서 1300원으

로 오른다고 가정해볼까요? 1개당 78만 원인 스마트폰을 미국에 수출

할 때 미국 내 판매가격은 650달러(78만 원÷1200원/$)에서 600달러

(78만 원÷1300원/$)로 낮아지게 됩니다. 수출품 값이 싸지면 수출은 

늘어납니다. 반대로 1켤레당 100달러인 미국산 운동화의 국내수입가

격은 12만 원(100달러×1200원/$)에서 13만 원(100달러×1300원/$)

으로 비싸져 수입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을 하거나 외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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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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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줘야 할 때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늘어나 

그만큼 부담이 커집니다.

이처럼 환율의 상승이나 하락이 경제주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양

면성이 있기 때문에 환율 변동은 그 방향보다는 속도가 중요합니다. 

환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널뛰면 수입이나 수출가격에 대한 불확실

성이 커져서 무역이 위축되고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해 국민경제에

도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

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변동해 큰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오늘날 많은 나라들이 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

는데요. 이를 통해 통화정책의 자율성을 확보하면서 환율이 그 나라의 

경제사정을 반영해 시장원리에 따라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환율이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의 수요와 공

급에 의해 결정되도록 하되, 과도한 쏠림이 나타나는 등 급변동할 때

에는 필요한 시장안정조치를 실시하는 기본원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우리나라는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IMF 

등 국제사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우리나라의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공

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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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BANK OF KOREA

2019.5.7.

 이홍기 경제교육실 교수

 외환보유액은국가의‘비상금’

Q 신문기사를 보니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가 넘

어 세계에서 8번째로 많다고 해요. 외환을 갖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A 갑자기 큰 사고가 나거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급히 돈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 부모님들은 저축을 

해둡니다. 일종의 비상금인 셈이죠. 국가도 비상금을 잘 관리해야 위

기 상황을 별 탈 없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영화의 소재로도 등

장할 만큼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만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보유액이 

39억 달러까지 떨어지면서 국가가 부도를 맞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때 국제통화기금(IMF)이라는 국제 금융기구로부터 급히 돈을 빌려

올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IMF 구제금융 사태’라고 합니다. 부족한 외

화를 채우기 위해 국민들은 소중히 간직하던 금붙이를 가지고 나오는 

‘금 모으기 운동’도 벌였습니다. 그렇게 온 국민이 노력한 결과 3년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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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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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상황대비한준비자산

수출비중-개방도높을땐중요성커

외자급속이탈때시장안정효과

대외신인도-신용등급제고역할도

유지비감안너무많아도실익적어

개월 만에 IMF에서 빌린 돈을 모두 갚고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

니다. 이때의 눈물 나는 기억을 떠올려 보면 넉넉한 비상금이 개인이

나 국가 모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외환보유액이란 한 나라의 최종적인 대외지급준비자산입니다. 쉽게 

말하면 긴급한 경우 사용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외화(외국 

돈) 비상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소 이 자금은 바로 사용할 수 있

거나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유가증권, 예치금 등의 자산으로 관

리하다 긴급한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현금으로 인출해 활용합니

다. 우리나라는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금융시장의 대

외 개방도가 높아 외환보유액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하겠습니다. 해

외 경제와 연계성이 높고 외국 자본의 유출입도 자유로워 해외로부터

의 충격이 수시로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

외 충격을 적절히 흡수하고 급격한 자본 이동에도 대비할 수 있는 최

종적인 안전장치인 외환보유액은 경제위기를 미리 방지하고 안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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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BANK OF KOREA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합니다.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쌓아두면 당연히 이점이 많습니다. 방금 보았

듯 외환보유액은 위기 상황에서 경제의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합니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국제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국제 금융시장이 위

축돼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사정이 악화되는 경우 외환보유액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 자금이 갑자기 빠져나가는 등 급격

한 자본 이동으로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단기간에 널뛰기를 한다거나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지는 경우에 외환 및 금융시장을 안정

시키는 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 충분한 외환보유액은 국가의 대

외신인도와 국가 신용등급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국가 신용등급이 

높으면 외국인투자가들은 안심하고 우리나라에 투자할 수 있고, 우리

나라 기업들이 외국에서 사업을 하며 돈을 빌릴 때 좀 더 싸고 쉽게 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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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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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이점이 있습니다.

그러면 외환보유액이 얼마나 있어야 할까요? 외환보유액의 이점이 

많다고 해서 무턱대고 늘릴 수는 없습니다. 외환보유액을 쌓고 유지하

는 데도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외환보유액은 경제위기 등에 대비한 

보험인 만큼 일정 수준의 비용은 부담할 가치가 있지만 그 보유 대가

가 지나치게 크다면 실익이 줄어들겠죠.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에 처한 경험이 있는 데다 대외개방도와 지정

학적 리스크가 높다는 특수 사정도 있습니다. 따라서 유비무환(有備

無患)이라는 말처럼 외환보유액을 앞으로도 넉넉하게 쌓아 비상시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보유 외환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

해 외환보유액을 국제금융시장에서 금융자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 최종적인 대외지급준비자산으로서의 중요성을 고려해 외환보유액

의 안전성과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예를 들

어 위험이 큰 자산에 대한 투자는 엄격히 제한하며 국제금융시장에서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유동성도 유

지하고 있습니다. 40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은 위기 시 필요한 

안전판 역할을 하는 만큼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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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BANK OF KOREA

2019.5.14.

 조홍균 경제교육실 부실장

 트럼프압박에도“NO”…중앙은행의독립성

Q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을 압박해 통화 

정책에 영향을 주려 한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중앙은행은 대

통령과 어떤 관계인가요?

A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

준)의 통화정책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

는 발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 등에 쏟아내고 있습니다. 또 

이런 대통령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의연한 자세로 대응하는 파

월 의장의 모습이 국내외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중

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간섭의  날(inter 

ference day)’이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를 냈습니다. 이 기사에서 중

앙은행의 독립성이 위협받는 상황을 다루면서 저금리 기조를 원하는 

정치인의 포퓰리즘을 지적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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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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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은중립성-자주성필요

대통령이중앙은행長임명해도

일반부처와달리입김철저배제

美연준의장,정치적압력에도꿋꿋

석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그룹의 춘계 회의에서도 정치인의 

연준 흔들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이 낮은 금리를 좋아하는 줄 알고 연준 의장

에 임명했다고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취임 후 트럼프 대

통령의 기대와 달리 지난해 4차례 금리를 올렸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

통령은 공개적으로 연준과 파월 의장을 맹비난하며 금리인하가 필요

하다는 발언들을 해왔죠. 심지어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 했다는 보도까

지 나왔습니다.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이 대놓고 비난하고 있지만 파월 의장은 꿈쩍

하지 않습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정치적 압력에 반응하지 않는다. 

단기적인 정치적 고려 사항에 대해 생각하지도, 논의하지도 않는다”고 

딱 잘라 말합니다. 연준은 의회로부터 국민을 대신해 통화정책을 수행

하는 중요한 책무를 부여받았으며, 연준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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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BANK OF KOREA

중앙은행은 대통령과 어떤 관계에 있기에 이런 갈등이 일어나는 걸

까요? 중앙은행은 비록 그 장(長)의 임명은 대통령이 하지만, 대통령

의 직접 통제를 받는 일반 행정부처와는 달리 임명된 이후에는 업무의 

독립성이 철저히 보장돼야 하는 기관입니다. 미국의 작가 윌 로저스는 

태초 이래 인류의 세 가지 위대한 발명품으로 불, 바퀴, 그리고 중앙은

행을 꼽기도 했는데요. 현대적 의미의 중앙은행은 의회가 제정한 법률

에 의해 독립기관이 됨으로써 제구실을 하게 됐습니다. 중앙은행의 모

범으로 인정받는 미 연준도 1913년에야 창설됐습니다. 오늘날 각국이 

대통령의 직접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된 중앙은행에 통화정책을 맡기

게 된 것은 통화정책이 중립성과 자주성이 요구되는 영역이기 때문입

니다. 그리고 이는 오랜 경험을 통해 확인돼온 역사적 산물이기도 합

니다.

미국의 경우 중앙은행과 같은 독립기관의 개념은 1935년 미 연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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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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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판례에 의해 생겨났습니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기에 

추진한 뉴딜정책에 비협조적이었던 미국의 독립 독점규제기관인 연

방거래위원회 험프리 의장을 해임하려고 보낸 한 통의 편지에서 사건

은 시작됐습니다. “귀하의 마음과 나의 마음은 정책에서 서로 맞지 않

는다고 느끼며, 솔직히 (귀하가 사임해) 내가 완전한 확신을 갖는 것이 

국민을 위한 최선이라 생각하오.” 법률은 의장이 무능력하거나 직무태

만, 업무배임 등의 경우에만 임기 중에 해임할 수 있도록 했는데 대통

령은 그의 정책이 마음에 안 들어 해임하려 한 것이죠. 의장은 대통령

의 편지에도 사임을 거절했고 법정 다툼까지 간 끝에 연방대법원은 법

률이 정한 사유가 아니면 의장을 해임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대

통령이 독립기관의 기관장을 해임하는 데는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

다고 본 것이죠.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해서는 이런 비유도 있습니다. 그리스신화

의 영웅 율리시스는 트로이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돌아가는 길에 요정 

사이렌이 사는 섬을 지나게 됩니다. 이전의 수많은 항해자들이 사이렌

의 아름다운 노래에 홀려 바다에 빠지거나 배가 난파됐었는데 이를 알

고 있던 율리시스는 자기 몸을 배의 돛대에 묶습니다. 그렇게 해서 사

이렌의 유혹을 견뎌내고 섬을 무사히 통과하죠. 흔히 망망대해를 헤쳐 

나가는 항해자로 비유되는 중앙은행도 자신을 주어진 책무에 묶어둠

으로써 외부 압력이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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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BANK OF KOREA

2019.5.21.

 박나연 금융안정국 은행분석팀 과장

 은행예금이자어디서온돈일까요?

Q 은행 예금이나 적금 상품에 가입하면 이자가 붙어 원래 맡긴 

돈보다 더 많은 금액으로 늘어납니다. 은행은 어떻게 우리가 

맡긴 돈에 이자를 더해 주는 걸까요?

A 이를 알아보려면 우선 은행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알아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맡기러 갑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은행에 돈을 빌리러 갑니다. 은행은 돈이 남는 곳과 부족한 

곳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입니다. 돈에 여유가 있는 개인이나 

기업에서 받은 예금을 가지고 돈이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에게 빌려주

는 겁니다.

그런데 이때 은행이 꼭 필요할까요? 돈이 남는 사람이 돈이 부족한 

사람에게 직접 돈을 빌려줄 수도 있는데 말이죠. 하지만 빌려주거나 

빌리려는 돈의 액수와 사용할 기간 등 조건에 맞는 거래 상대방을 찾

기는 쉽지 않습니다. 보통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되도록 짧은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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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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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수입원은예대금리차액

대출금리지나치면고객들외면

송금-환전-펀드판매로도돈벌어

디지털금융통해수익원다변화

만 빌려주기를 바라는 반면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오랜 기간 빌리

기를 원합니다. 다행히 거래 상대방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돈을 빌린 

사람이 제때 갚지 않을 위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금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의 불일치를 해결하고 돈을 빌리

는 사람이 믿을 만한지 신용을 평가할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은행이 

바로 이런 일을 하는 곳입니다. 은행이 만기와 위험 관리를 대신 해주

기 때문에 사람들이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고, 맡긴 돈을 생산적인 

곳에 투자할 수도 있는 겁니다. 이렇게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저축자

와 돈을 빌리는 차입자 사이에서 저축을 투자로 연결해주는 것을 은행

의 금융 중개 기능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은행을 통해 예금과 대출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은행은 저

축자에게는 돈을 맡긴 데 대한 대가로 예금이자를 주고, 돈을 빌린 차

입자에게는 자금 이용에 대한 대가로 대출이자를 받습니다. 이때 은

행은 예금금리는 상대적으로 낮게, 대출금리는 더 높게 정함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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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BANK OF KOREA

그 차이만큼을 이익으로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 한 은행의 예금금리가 

2%, 대출금리가 3%라고 가정해볼까요? 10만 원의 예금을 대출해줬

다면 은행은 대출금에 대한 이자 3000원(10만 원×0.03)을 차입자에

게 받고 예금에 대한 이자 2000원(10만 원×0.02)을 저축자에게 지급

해야 합니다. 이때 이자수익과 이자비용 간의 차이인 1000원이 은행

의 이자이익이 됩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예대마진이라고 하는데요, 예대마진

을 보면 은행이 얼마나 돈을 벌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예대마진이 

크면 클수록 은행이 가져가는 이자이익도 늘어나 돈을 많이 벌 수 있

으니까요. 그러면 은행 입장에서는 이자이익을 더 많이 내기 위해 예

금금리는 최대한 낮추고 대출금리를 최대한 올리면 되겠네요? 하지만 

은행이 무작정 예대마진을 늘릴 수는 없습니다. 다른 은행보다 터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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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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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예금금리가 낮거나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높으면 기업이나 가계 

등 금융소비자는 그 은행을 이용하지 않을 테니까요. 예금금리와 대출

금리는 대표적인 시장 지표금리에 예금과 대출을 운영하는 데 드는 비

용 등을 감안해 정해집니다. 시장 지표금리는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정책금리에 따라 움직입니다.

예금·대출 업무를 통해 얻는 이자이익이 은행의 주요 수익원이지만 

은행은 이 밖에도 여러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개인이나 기업 간에 돈을 주고받는 송금 업무, 우리나라 돈과 외

국 돈을 바꿔주는 환전 업무, 각종 펀드나 은행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쉬랑스 업무 등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은 이자이익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

습니다. 은행의 기본 업무가 예금·대출이기 때문에 이자이익이 은행 

수익의 기본 원천이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이자이익은 경기 

상황이나 시장 지표금리 수준, 특히 예금 및 대출 규모에 큰 영향을 받

습니다. 이에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이익 부분을 확충하거나 

디지털 금융 서비스 제공, 해외 영업 확대 등을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

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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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BANK OF KOREA

2019.5.28.

 강지연 외자운용원 위탁1팀 과장

 외환보유액은수익상품에투자않나요?

Q 이달 초 동아일보에 실린 ‘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에서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이 4000억 달러가 넘는다는 내용을 

봤어요. 엄청난 돈인데 한국은행은 이 돈을 그냥 금고에 넣어두고 있

는 건가요? 수익성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면 우리나라가 더 부자가 되

지 않을까요?

A 만약 가족 중 누군가 큰 병에 걸리거나 사고로 다쳐서 급히 

병원비가 필요하다고 합시다. 높은 수익만 보고 모든 재산을 

부동산에 투자한 경우 당장 현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습니다. 부동산은 

금액이 워낙 크다 보니 오늘 당장 부동산을 팔려고 내놓아도 바로 거

래가 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얼마만큼의 비상금은 꼭 바로 쓸 수 있

도록 현금으로 갖고 있거나 예금 통장에 넣어두곤 합니다.

외환보유액은 1997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

은 긴급한 위기 상황 등에 대비해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일종의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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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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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위기때당장현금화중요해

원금손실고위험고수익상품보다

달러화예금-단기국채위주투자

미중무역분쟁-브렉시트상황

유동성-안정성확보에도힘써

상금입니다. 수익성이 높지만 당장 필요할 때 현금화할 수 없는 자산

에 외환보유액을 투자하면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실제 위기 상황에서 

외환보유액을 쓰지 못하는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은 필요할 때 쉽게 팔 수 있으면서도 가치 하락 위험이 작은 자산으로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하죠. 높은 수익을 내려면 그만큼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안전하지 않은 자산에 투자해야 합니다. 주식이나 신

용도가 낮은 채권에 투자하면 예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도 있겠지만, 주가가 폭락하거나 채권을 발행한 회사가 부도나면 투자 

원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외환보유액을 수익

성만 좇아 위험한 자산에 투자한다면 원금 손실이 나서 외환보유액이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에 무작정 수익성만 생각하고 투자할 수

는 없습니다. 노후 자산으로 써야 하는 돈을 수익성을 높이려고 원금 

손실 위험이 높은 자산에만 투자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변 사람들은 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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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BANK OF KOREA

어말릴 겁니다. 마찬가지로 외환보유액을 유동성과 안전성을 고려하

지 않고 수익성만 따져 운용한다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

자들이 우리나라의 위기 대응 능력에 근본적인 의심을 가지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외환보유액을 금고에 쌓아만 놓고 있을 수는 없습

니다. 위기 때 사용할 우리나라의 자산을 계속 불려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면서 수익성

을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여러 자산에 분산해 투자함으로써 전체적인 

위험은 낮추면서도 수익률을 제고하는 투자 다변화 전략을 취하고 있

는 것입니다. 외환보유액으로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예금은 물론이고 

만기가 긴 국채를 비롯해 원금 손실 가능성은 다소 있더라도 신용도가 

높은 선진국 회사채나 우량 주식에도 투자합니다. 

한국은행은 이처럼 유동성과 안전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도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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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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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크게 ‘현금성 자산’과 ‘투자 자산’

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현금성 자산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

듯이 유동성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자산입니다. 일반 가계에서 생활비 

용도로 쓰려고 수시 입출식 통장에 넣어둔 예금과 비슷합니다. 현금성 

자산은 수시로 필요할 때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달러화 예금이나 만

기가 짧은 국채에 주로 투자됩니다.

‘투자 자산’은 유동성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동시에 수익성도 적극

적으로 추구하는 자산입니다. 현금화하기 어렵지 않고 원금 손실 위험

이 낮으면서 수익성도 양호한 자산을 뜻합니다. 가계에서 만기가 비교

적 길지만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이나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

다고 보면 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단 1%의 수익이라도 더 얻기 위해 위험을 감수

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정도로 어려운 투자 환경입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미중 무역분쟁이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세계경제 여건도 녹록지 않습니

다. 이럴 때일수록 외환보유액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만 치우치지 말고 

자산 가치를 지키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힘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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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4.

 음지현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과장

 ‘화웨이때리기’에왜지구촌이영향받나요?

Q 얼마 전 미국의 구글이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거래

를 끊기로 했는데 그것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와 

유럽 등 다른 지역 기업들까지도 영향을 받게 됐다는 기사를 봤어요. 

왜 그런 건가요?

A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

의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다

고 선언했습니다. 스마트폰을 만들 때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인텔의 반도체 부품이 필요한 화웨이에는 큰 타격입니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고 반격에 나섰습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원료인 희토류의 수출을 중단하는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희

토류 주요 공급 국가인 중국이 미국으로의 수출을 중단하면 인텔이나 

퀄컴 등 미국의 반도체 생산업체들은 원재료 부족으로 인해 반도체 생

산에 지장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는 두 나라 간에만 국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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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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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생산서판매까지

하나의제품,여러나라분업통한

글로벌‘가치사슬’로연결돼

美-中무역전쟁에관련기업흔들

단순제조론고부가가치창출못해

R&D-디자인-서비스강화해야

되지 않고 아시아, 유럽 등 다른 지역의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화웨이와 경쟁하는 기업은 반사이익을 얻겠지만 협력업체들은 제품 

생산 지연에 따른 손해를 입게 됩니다.

오늘날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는 여러 나라를 거쳐 만들어집니다. 제

품을 생산하는 일련의 과정인 가치사슬(value chain)은 연구개발과 

디자인, 부품의 생산 및 조달, 가공 및 제조, 마케팅, 판매 후 관리 및 

서비스를 포함합니다. 모든 가치사슬 활동이 한 국가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분업화되어 일어나는 현상을 글로

벌 가치사슬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기업인  애플은  글로벌  가치사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뒷면을  보면 

‘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캘리포니아

에 있는 애플이 디자인하고 중국에서 제조됐음)’라고 쓰여 있습니다. 

미국 애플 본사에서는 디자인과 연구개발을 주로 합니다. 나머지 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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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BANK OF KOREA

부품인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와 메모리칩 등은 한국과 일본, 대만의 

협력사로부터 받고, 이 부품들은 중국에서 조립해 완성품으로 수출합

니다.

중국에서 아이폰 생산이 마무리돼 수출되기 때문에 단순 금액을 기

준으로 한 통계로는 중국의 수출금액으로 대부분 잡힙니다. 하지만 실

제 아이폰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 중국이 기여한 부가가치는 이보다 훨

씬 적습니다. 영국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계산에 따르면 

2016년 아이폰7의 제조원가는 237달러로 이 중 중국 기업이 배터리 

공급을 포함한 조립 과정에서 얻은 이익은 원가의 3.6%인 8달러밖에 

되지 않습니다.

제품 개발과 판매 등을 한 미국과 일본 기업이 아이폰 한 대당 각각 

68달러, 주요 부품을 공급한 대만 기업이 48달러, 한국 기업이 17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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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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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 이익을 가져갔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더 높은 부가가치를 얻

을 수 있을까요? 글로벌 가치사슬 단계별 활동에 따른 부가가치는 U

자 모양을 띠고 있어서 ‘스마일 곡선’이라고도 불립니다. 제품생산 이

전 단계인 연구개발 또는 디자인 활동과 판매 이후 단계인 서비스 활

동에서 얻는 부가가치가 중간 단계인 제품생산 활동에서 얻게 되는 부

가가치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서 U자형을 나타냅니다. 아이폰에서도 생

산단계의 앞과 뒤에 위치하는 연구개발 및 서비스를 담당한 미국이 가

장 높은 부가가치를 얻고 제품의 가공 및 조립을 담당하는 중국은 가

치사슬의 중간 단계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낮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국제 교역이 국가 경제의 큰 부분을 이루고 있기 때문

에 글로벌 가치사슬 안에서 경쟁력 있는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합

니다. 그러기 위해선 가격과 기술 우위를 앞세운 제품 생산 활동에만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활발한 연구개발을 통해 금융과 교육, 의료 서

비스 등을 제품과 융합하는 제조업의 서비스화(servicification)를 위

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글로벌 가치사슬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

갈 수 있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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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11.

 신영석 금융시장국 채권시장팀 과장

 기업채권,무한정발행할수있나요?

Q 올해 들어 기업의 채권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채권이란 무엇인가요? 기업은 채권을 무한정으로 발행할 수 

있나요?

A 노래해서 돈을 버는 베짱이는 어느 날 악기가 고장이 나자 

돈을 빌리려고 개미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개미에게 1년 뒤

에 5만 원을 얹어서 갚을 테니 악기 살 돈 1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합

니다. 여러분이 개미라면 베짱이에게 돈을 빌려 줄 수 있을까요? 이자 

5만 원은 매력적이지만 돌려받지 못할 상황을 가정하면 선뜻 빌려주

기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만약 베짱이가 “1년 뒤에 원금 100만 원과 

이자 5만 원을 돌려주겠다”고 쓴 ‘차용증’을 준다면 어떨까요? 증거서

류가 생겼으니 말로만 했던 약속보다는 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더 높

아진 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여기에다 베짱이를 매우 잘 아는 매미가 1

년 뒤가 되면 베짱이는 노래를 불러서 500만 원을 모을 수 있다고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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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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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필요한정부-은행-기업이

상환날짜-이자등약속한차용증

정부,국회동의범위내서발행하고

기업은빚갚을능력등종합평가

신용평가회사가매긴신용등급따라

채권투자자들이매입여부결정

려줍니다. 이 경우 개미는 1년 뒤에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을 거라 

더욱 안심하여 돈을 빌려줄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위와 같은 개인 간의 거래뿐만 아니라 정부와 기업도 돈을 빌리기 

위해서 일종의 차용증을 발행하는데 이를 ‘채권(債券)’이라고 합니다. 

정부와 기업은 빌릴 돈의 규모(원금), 갚을 날짜(만기)와 빌린 돈에 얹

어서 줄 돈(이자) 등을 기록한 채권을 발행하고 이 조건에 동의하는 상

대방(채권투자자)이 이를 사줌으로써 돈을 빌려주게 됩니다. 이때 이

러한 거래가 이뤄지는 곳을 채권시장이라고 합니다. 채권은 발행 주체

에 따라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은행이 발행하는 ‘은행채’, 그리고 기

업(주식회사)이 발행하는 ‘회사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도로 

건설 등 국가사업을 위해서, 은행은 고객 대출 등 영업에 필요한 자금

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합니다. 기업도 다양한 목적에서 채권을 

발행하는데, 대표적으로 공장을 짓거나 기계장비를 구매하거나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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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나 기업은 이러한 채권을 무한정 발행할 수 있을까

요? 채권은 채권발행자(돈을 빌리는 자)가 미래에 갚아야 할 부채(빚)

입니다. 발행자가 부채를 많이 지면 질수록 나중에 약속한 대로 빚을 

갚지 못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법에서는 채권의 발행한도를 엄격

하게 정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채권을 상환해야 하는 정부는 

국회가 동의한 한도 이내에서만, 예금자 보호가 중요한 은행은 자기자

본의 5배 이내에서만 채권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법에서 정한 채권의 발행한도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채

권을 무한정 발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든 예에서 베짱이가 

두더지에게도 이자 20만 원을 주는 대가로 이미 400만 원을 빌렸고, 

이를 매미가 개미에게 알려줬다고 가정합시다. 베짱이에게 1년 뒤에 

500만 원이 생긴다 하더라도 두더지에게 갚아야 할 돈만 420만 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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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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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기 때문에 개미는 100만 원을 빌려주지 않으려 할 겁니다. 마찬가

지로 기업도 갚아야 할 채무가 많아질수록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을 사려 하는 이는 없을 겁

니다. 즉 기업의 채권 발행한도는 기업 자신의 자산 상태와 현금 흐름 

등에 따라 정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베짱이의 자산 상태를 알

려준 매미처럼 금융시장에서는 채권 발행 기업의 돈 갚을 능력, 즉 채

무상환능력을 전문적으로 평가하는 기관이 따로 있는데 이를 신용평

가회사라 부릅니다. 신용평가회사는 정기적으로 기업의 재무 상황과 

영업 전망 등을 토대로 채무상환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기업과 채

권에 신용등급을 매김으로써 시장 참가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처럼 채권시장에서 기업은 채권을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

고, 채권투자자는 자금을 빌려주는 활동이 이뤄집니다. 채권시장이 원

활하게 작동할수록 기업은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쉽게 구하고 채권투

자자는 약속된 수익을 얻음으로써 모두가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 채무상환능력의 적절한 평가가 이뤄진다면 채권시

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나아가 기업과 나라 경제의 건전한 성장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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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BANK OF KOREA

2019.6.18.

 이지원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 / 이상아 조사국 고용분석팀 조사역

 고령화빠르면경제가나빠질까요?

Q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고

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A 고령화란 노인인구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한 사

회가 얼마만큼 고령화돼 있는지를 평가할 때 유엔은 전체 인

구 중 65세 이상의 노인인구 비율을 사용합니다. 이 비율이 7%, 14%, 

20%를 넘어서는 경우를 각각 ‘고령화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로 

구분하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고, 불

과 17년 만인 2017년에 고령사회로 진입하였습니다. 이러한 속도는 다

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매우 빠른 편입니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

로 넘어가기까지 미국은 69년, 독일은 40년이 걸렸으며 고령화 속도

가 빠르다고 알려진 일본도 24년이 걸렸습니다. 우리나라는 6년 후인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의 고령화 속

도는 지금까지보다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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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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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노동생산성낮기마련

소비줄고재정부담느는경향도

첨단신산업발전느려질수있어

고령층일자리-소득늘려주는등

대비잘하면충분히극복가능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우

리 경제 성장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려면 노동력이 적절하게 공급돼야 하는데, 고령화가 진

행될수록 일할 능력을 가진 젊은 사람이 줄어들어 노동 공급이 감소하

기 때문이죠.

물론 고령층이 청년층에 비해 노동력 측면에서 우수한 점도 있습니

다. 경험은 돈 주고도 못 산다고들 하지요?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

이면서 종합적인 사고와 판단 능력은 더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체능력이나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모르는 이야기가 없지만, 스마트폰 다루

기는 어려워하듯 말이죠. 그래서 고령화가 사회 전체의 노동생산성에

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신산업 

분야에서는 고령층보다는 청년층이 활약할 가능성이 높은데, 고령화

가 진행되면 이러한 분야의 발전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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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는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를 감소시키기도 합니다. 고령층은 

젊은 세대에 비해 일을 해서 돈을 버는 비율이 낮고 소득이 적어서 소

비도 적게 하기 마련입니다. 또 고령층은 집이나 땅 등 부동산을 자산

으로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필요할 때마다 팔아서 현금화하기 쉽

지 않기 때문에 소비를 늘리기도 어렵습니다. 기대수명이 늘면서 고령

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도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소비보다는 저축을 

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고령화는 국가의 지출을 늘리는 반면에 수입은 감소시켜 정부

의 재정 상황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의료비 및 연금 지급이 

늘어나 이들 비용을 부담하는 기금이 부족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 경우 정부가 재정으로 보충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도 

매우 높은 편이어서 고령층의 기본적인 생계 보장을 위한 재정지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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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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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고 있습니다. 반면 고령화로 일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면 세금을 

통해 국가가 거둬들이는 재정수입은 감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령화를 두렵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상되는 부작

용을 줄이면서 지속 가능한 사회·경제 시스템을 만들어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고령층이 건강을 유지하면서 알맞은 일자리를 쉽

게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노동공급 감소나 재정부담 증

가 같은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노동공급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청년

과 여성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또 고령층이 소득이 없더라도 기본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주택 등

의 자산을 쉽게 현금으로 바꿔 쓸 수 있는 제도도 마련해야 합니다. 우

리보다 고령화를 일찍 경험한 일본의 사례를 보더라도 고령화가 경제 

성장 속도를 낮출 수는 있지만 국민 개개인의 생활수준을 위협할 정도

로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하지는 않았습니다. 은퇴 준비를 잘하면 100

세 시대가 축복이 될 수 있듯이, 우리 경제가 준비만 돼 있다면 고령화

의 영향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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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25.

 조수영 통화정책국 정책제도연구팀 과장

 물가내리면상품값싸져좋지않나요?

Q 한국은행의 목적이 ‘물가안정’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

요. 물가안정이 왜 중요하고 한은은 물가를 어떻게 안정시키

는 건가요?

A 물가가 1년에 수백만 %씩 오르는 나라가 있습니다. 한때 풍

부한 석유매장량 덕에 부유한 나라로 손꼽혔던 베네수엘라

입니다. 하지만 연간 물가상승률이 100만 %가 넘는 ‘하이퍼인플레이

션’을 겪으면서 지금은 역대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물가가 뛰다 보니 빵 한 조각을 사려면 양손 가득 돈뭉치를 

들고 가야 하고, 화폐로 휴지를 사는 것보다 화폐를 휴지로 쓰는 게 낫

다고 할 정도입니다.

여러 가지 상품의 종합적인 가격 수준을 물가라고 하는데,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합니다. 경제

활동이 늘어나면서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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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수익감소→투자-고용후퇴

소득줄어빚못갚아금융불안

물가지속적하락도경제에타격

韓銀,기준금리로물가안정유도

물가급등땐금리올려소비조절

상승률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때에는 우리 생활에 큰 지장이 없지

만 오름세가 매우 가팔라지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한 개 500원 하던 아이스크림 가격이 1000원으로 올랐다고 해볼

까요. 1000원으로 아이스크림 두 개를 사먹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한 개밖에 사지 못합니다. 부모님이 주신 용돈 1000원이 예전만큼 많

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같은 돈으로 구입

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줄어들어 현금의 가치가 감소합니다. 이에 따

라 고정적인 연금이나 급여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실질적인 소득은 감

소하고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자산 가격이 올라 소득과 

부(富)의 분배가 왜곡됩니다.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노동이나 생산 활

동보다는 부동산 투기 등 비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데

만 매달릴 수 있습니다.

또 앞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물건을 사재기하면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이 물건을 구입하지 못하는 등 자원이 비효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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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BANK OF KOREA

으로 분배될 수 있습니다. 금융거래 측면에서는 현금의 가치가 감소하

게 되므로 돈을 빌리는 사람의 실질적인 부담이 줄어들어 돈을 과다하

게 빌릴 수 있습니다. 이들이 나중에 경제 여건이 악화돼 돈을 갚기 어

렵게 되면 경제 전체가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디플레이션(deflation)

이라고 합니다. 한 개 1000원 하던 아이스크림이 500원이 되면 너무 

신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판매 

가격이 하락해 기업이 돈을 많이 벌지 못하고, 이에 따라 투자가 위축

됩니다. 투자가 감소하면 고용이 감소하고 회사에서 해고당하거나, 해

고 위기에 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소비가 위축됩니다. 소비 감소

는 다시 기업의 수익성 악화 및 물가 하락으로 이어져 악순환이 발생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사람은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자산을 팔아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하게 돼 금

융기관의 건전성이 악화됩니다. 이 때문에 디플레이션의 장기화는 국

민경제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지나친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은 경제 상황을 크게 악

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물가안정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가장 중요

한 요소입니다. 한국은행법 제1조는 한은이 물가안정을 통해 국민경제

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은은 1998

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물가

안정목표제를 도입했습니다. 현재 물가안정목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2%인데,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이 정도에

서 안정돼 있으면 개인이나 기업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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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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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은은 어떻게 물가를 안정시키는 걸까요? 한은은 물가안정

을 달성하기 위해 경제 여건의 변화에 맞춰 기준금리를 적절히 조절하

고 있습니다. 물가가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경기가 과열될 때 한은

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함께 올라가

면서 과열된 개인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 활동이 적절하게 조절돼 물가

가 안정됩니다. 반대로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에 크게 못 미치거

나 경기가 침체될 때는 기준금리를 인하합니다. 이러면 개인과 기업의 

이자 부담이 줄고 소비와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물

가 하락을 막고 경기를 부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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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7.2.

 장고 조사국 조사총괄팀 조사역

 공유경제활성화되면어떤이득있나요?

Q 요즘 집도 차도 공유해서 쓰는 ‘공유경제’가 커지고 있다는데, 

공유경제가 무엇이고 이게 활성화되면 어떤 이득이 있나요?

A A는 여름휴가를 맞아 제주도로 일주일간 여행을 떠납니다. 

서울에 있는 집은 비워두고요. 반대로 제주도에 사는 B는 서

울 나들이를 갈 계획입니다. 각자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서로 빈집을 공유하면 돈을 아낄 수 있습니다. 공

유경제(sharing economy)는 이전에는 각자가 소유해서 사용하던 것

을 서로 나누며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경제 행위와 그 시스템을 가

리키는 말입니다.

공유경제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

(AirBnB)를 들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비어 있는 주거 공간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겁니다. 쏘카(SoCar)와 같은 자동차 공유 서비스

도 있습니다. 차가 필요할 때마다 이용료를 지불하고 간단히 이용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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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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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안쓰는車필요한사람빌려줘

자원배분효율화로비용절감효과

과도한상업화-내수위축우려에도

효율-혁신무기로매년급성장추세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비싼 차를 굳이 소유하지 않고도 

필요할 때마다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의 ‘따릉이’는 자동

차를 자전거로 바꾼 공유경제 모델입니다. 

공유경제는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개인에게는 적은 돈으로도 필요한 물건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어 좋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물건이 생산·폐기

되는 문제를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이고 환경 친화적이라는 것입니다. 

공유경제는 돈이 오가는 금융부터 서로 시간을 나누는 품앗이까지 다

양한 범위를 망라합니다. 이에 따라 여러 방면에서 혁신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공유경제는 최근 생겨난 개념이 아닙니다. 도서관이 예전부터 

사용해 온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개인이 많은 책을 집에 구

비해 놓고 살 수 없기에 한곳에 많은 책을 모아두고 여러 사람이 필요

할 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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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요즘 들어 공유경제라는 것이 특히 이슈가 된 걸까요? 

그것은 스마트폰과 같이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누군가가 잠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사용료를 내고서라도 그 물건을 쓰고 싶어도 이 두 사

람을 연결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정보통신기술의 발

전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고, 이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재

화를 공유해 쓸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공유경제를 둘러싼 논란도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에서는 아

예 집을 따로 구입하거나 임대해 숙박업에 사용하는 ‘비공인’ 숙박업

자들이 출현하는 상황입니다. 비어 있는 여유 공간을 나눠 쓴다는 공

유경제의 기존 취지에 맞지 않죠. 이처럼 공유경제 플랫폼이 과도하게 

상업화되면서 이들이 기존 사업자와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또 기존 사업자들은 정부의 관리와 규제 속에 사업을 운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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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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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를 이용한 비공인 사업자들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

다는 점 또한 세계 각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공유경제가 내수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

이 더 효율적으로 소비하면 물건을 그만큼 많이 만들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필요한 100가구가 있는데 70가구만 

차를 한 대씩 구입하고, 나머지 30가구는 공유경제를 활용해 다른 가

정과 차를 나눠 쓴다고 해볼까요. 예전엔 자동차 100대가 팔렸겠지만 

이제는 70대만 팔려 자동차 회사의 매출이 줄고, 그만큼 투자나 고용

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부작용도 있지만, 효율성과 혁신성으로 인해 공유경제는 거

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공유경제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컨설팅그룹 PwC는 전 세계 주요 공유경제 산업

의 매출 규모가 2013년 150억 달러에서 2025년 3350억 달러가 될 것

이라고 추산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 포함되는 디

지털·공유 경제의 부가가치 규모 또한 2015년 204억 원에서 2018년 

1978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

인 만큼, 공유경제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사회 전체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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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BANK OF KOREA

2019.7.9.

 이보라 경제교육실 경제교육기획팀 과장

 키덜트족이피규어사는까닭은?

Q 최근 들어 어른들이 어린이 상품을 구매하는 키덜트(어린이

를 뜻하는 ‘Kid’와 어른을 뜻하는 ‘Adult’의 합성어) 소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도 이를 노린 판촉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키덜트 소비가 늘어난 원인은 무엇일까요?

A 11년 동안 이어져온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가 얼마 전 대단

원의 막을 내렸는데요. 시리즈는 끝났지만 어벤져스의 열기

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등장인물들을 실제 모

습처럼 정교한 인형으로 제작한 피규어 매출도 급증했는데요. ‘아이언

맨’의 모습을 축소한 제품의 경우 100만 원을 훌쩍 넘어가는 금액임에

도 불구하고 품절될 만큼 인기가 대단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피규어의 주요 소비층이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라는 

사실입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런 어른들을 ‘키덜트족’이라 부릅니다. 

어린이가 되고 싶어 하는 환상을 가진 어른을 의미하는 말인데,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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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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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만화-게임속캐릭터구매

현실적쓸모보다심리적만족감

SNS사진-입소문등유행에편승

“남이사니나도”밴드왜건효과도

30, 40대 성인들이 어린 시절 경험했던 추억의 놀이를 다시 찾으려는 

문화현상을 설명할 때 쓰입니다.

키덜트족의 소비 확대 현상은 경제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밴드왜건 효과(band wagon effect)’라는 경제용어를 통해 살펴보겠

습니다. 밴드왜건 효과는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현상을 뜻

합니다. 퍼레이드의 맨 앞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악대차(樂隊車·밴드

왜건)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효과를 내는 데에서 유래했습니다. 특

정 상품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영향

을 받는 현상이죠. 사람들이 밴드왜건을 보고 아무런 이유 없이 따라

가는 것처럼 ‘남이 사니까 나도 산다’는 심리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입

니다.

기업들은 상점 앞에 전략적으로 줄을 세우거나 오프라인 매장에 고

객들이 가득 찬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해 밴드왜건 

효과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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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BANK OF KOREA

이러한 홍보 전략은 소비자의 의사결정이 타인의 소비로부터 영향

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소비자는 유행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또는 주변 사람들과 비슷한 물품을 소비하면서 서로 교류하고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열렬히 악대차의 뒤를 따르고 기업들은 이를 이

용해 소비를 부추깁니다. 특히 SNS의 등장으로 하루아침에 전국으로 

입소문이 퍼질 수 있게 되면서 경험의 공유가 쉬워졌고 유행도 순식간

에 퍼져 나갑니다. 백화점 앞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시리즈 ‘건담’ 피규

어를 사려고 성인들이 긴 줄로 늘어선 모습이나 평소 좋아하던 연예인

이 SNS에 어벤져스 캐릭터를 모아둔 사진을 보면서 소비자들은 호기

심이 생기고 어느새 구매에 동참하게 됩니다.

다른 한편으로 키덜트 상품군은 대부분 추억을 소비하는 상품이라

는 공통적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는 달라진 소비자의 소비행태를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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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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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키덜트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현

실적인 쓸모보다는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옷이나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처럼 상품의 사용 가치를 따지는 게 아니라 옛 

만화와 게임 속 캐릭터 인형을 구매함으로써 소비자의 심리적 만족감

을 채우고자 합니다. 과거엔 가격 대비 효용 등을 따지는 ‘가성비’가 

우세했다면 최근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즉 ‘가심비’를 추구하는 경

향으로 소비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는 것인데요. 상품의 가격이나 객관

적 정보보다 주관적 마음의 영역이 중시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키덜트족의 소비행태는 합리적일까요? 일반적으로 합리적 

소비란 소비자가 상품의 가격과 품질 등을 고려해 그 상품을 소비할 

때 얻게 되는 만족을 극대화하는 소비행위를 가리킵니다.  

키덜트족의 소비는 전통적 경제학 이론의 전제가 되는 호모 이코노

미쿠스(homo economicus·경제적 인간), 즉 정서나 감정을 배제하고 

합리적 선택을 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은 심리와 감성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키덜트 문화는 경제 

현상을 설명할 때 주관적 요소의 중요성이 점차 인정되는 최근의 흐름

을 잘 설명해 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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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BANK OF KOREA

2019.7.16.

 김경학 경제교육실 교수

 은행대출금리왜개인마다다를까요?

Q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릴 때 개인마다 이자율이 다르

게 정해집니다. 금융회사는 대출금리를 어떻게 정하며 왜 개

인마다 금리를 다르게 적용할까요?

A 사람들은 돈이 부족해지면 은행 등 금융회사를 찾아 필요한 

돈을 빌리게 됩니다. 빌린 돈에 대해 지불하는 사용 대가를 

‘이자’라고 합니다. 빌린 돈(원금)에 대한 이자의 비율을 ‘이자율’ 또는 

‘금리’라고 합니다.

이자를 주고받는 게 상식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약 4000년 전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함무라비 법전에는 은과 보리를 

빌리는 대가로 지급하는 이자율의 상한선이 각각 33.33%와 20%로 

규정된 조항이 있습니다. 이자가 허용됐던 것이죠. 고대 그리스에서도 

이자는 존재했습니다.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돈은 새끼를 

잉태할 수 없기 때문에 대가 지급은 정당하지 않다’며 이자를 비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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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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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빌려줄땐거래실적-신용도평가

떼일위험클수록금리올려받아

은행도자체신용높으면금리낮춰

금리,고객-금융기관상호작용산물

기도 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이자를 받지 말라’는 성경 구절에 따라 이자를 금

지시켰습니다. 16세기 종교개혁가 장 칼뱅이 이자 금지에 반대하고 나

섰으며 비슷한 시기 영국에서는 이자가 합법화됐습니다. 근대 이후 산

업혁명을 통해 대량 생산이 이뤄지고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면서 금융 산업이 발전했고 이자는 정당화됐습니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금리의 종류도 다양해졌습니다. 금융시장에서 

여러 거래 당사자 간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시장금리, 금융

회사와 고객 간 계약에 의해 결정되는 대고객 금리 등이 있습니다. 사

람들이 실생활에서 접하는 금리는 대고객 대출금리에 해당합니다.

대고객 대출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됩니

다. 여기서 대출 기준금리는 개별 금융회사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시

장 전체의 자금조달비용 등이 반영돼 시장에서 결정됩니다. 전국은행

연합회가 국내 8개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종합해 산출하는 코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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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BANK OF KOREA

(COFIX·Cost of Funds Index)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가산금리는 금융회사들이 정합니다. 금융회사마다 대출 관

련 업무 원가, 위험도(리스크), 목표이익률 등을 계산해 결정합니다. 

금융회사들은 거래가 많아 금융회사 실적에 기여를 많이 한 사람에게

는 금리를 깎아주기도 합니다. 개인 신용도가 높아 원금과 이자를 상

환하지 못할 위험이 낮은 소비자에게는 우대금리를 주기도 합니다.

반면 소득이 없거나 연체 기록이 있으면 금융회사들은 소비자에게 

이자를 더 많이 요구하거나 대출을 거절하기도 합니다. 은행에서 거절

당한 소비자들은 보험회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찾아야 합니다. 

여기서도 거절당하면 대부업, 심지어 사채까지 내몰리게 되죠. 낮은 

금리로 안전하게 돈을 빌리기 위해서 꾸준히 금융 거래를 하고 신용을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출금리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예를 들어볼까요. 은행연합회가 발

표한 이번 달 코픽스가 연 2.0%이고 금융회사가 어떤 고객의 가산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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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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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를 2.0%로 정했다면 대출금리는 4.0%가 됩니다.

금융회사들도 경영을 잘해 회사 자체의 신용도가 높아지면 금융시

장에서 더 싸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대출금리

도 더 낮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들은 돈을 빌린 후 대출 당시에 

비해 개인 신용도가 높아지면 이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낮춰달라고 금

융회사에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대출금리는 금융소비자와 금융회사의 복합적인 상호 작용

에 따라 결정됩니다. 최근에 금융당국은 은행의 고유 영역이라 여겨지

던 가산금리 산정 과정까지 소비자에게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

라 대출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과거보다 더 정확히 알 수 있게 됐

습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금리 결정 과정은 더욱 합리적이고 투명하

게 바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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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BANK OF KOREA

2019.8.13.

 김영설 경제교육실 교수

 튼튼한신용쌓으려면어떻게할까요?

Q 최근 들어 빚을 갚지 못해 법원에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현상을 줄이거나 방지할 수 있을까요?

A 빚이 과도하게 많아 스스로의 힘으로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은 

법을 통해 구제를 받기도 합니다. 먼저 개인회생은 지속적인 

소득이 있어 빚을 줄여주면 회복이 가능한 사람들이 신청하는 제도입

니다. 통상 3

~5년 정도 빚의 일부를 갚고 나머지는 면제를 받을 수 있

습니다. 개인파산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신청합니다. 파

산 신청을 하면 모든 빚을 면제해 주는 만큼 재산을 남길 수 없으며 일

부 법적 지위를 갖는 데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

~6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은 4만7459건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74건(6.9%) 늘며 

2년 연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개인파산 신청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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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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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신용등급높을수록

대출쉽고이자부담도줄어

적은돈이라도연체말고

카드현금서비스이용자제를

만292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9건(8.3%) 늘었습니다. 2010

년 이후 줄곧 감소해 오다 9년 만에 처음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는 경제 상황이 어려워져 스스로의 힘으로 빚을 갚지 못하는 사

람이 늘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차적 책임은 빚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개인에게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일수록 빚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대 사회를 일컬어 ‘신용(信用)사회’라고도 합니다. 경제적인 의미

에서 신용이란 남의 돈이나 재산을 현재에 빌려 쓰고 미래에 약속한 

대로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따라서 신용이 좋다는 것은 빌려 

간 돈이나 재산을 차질 없이 갚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신용을 잃어버

리는 것은 인생의 전부를 잃어버리는 것이다’라는 격언이 있듯이 신용

은 보이지 않는 재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이나 기업은 물

론이고 금융기관과 국가에도 신용의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 

신용은 추상적인 것 같지만 사실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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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BANK OF KOREA

관돼 있습니다. 사람들이 은행이나 신용카드사 등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릴 때 신용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금융회사들은 개인의 금융거

래기록에 기반을 둔 고객별 신용평점과 신용평가회사에서 제공받는 신

용정보를 토대로 개인에 대한 대출 가능 여부를 결정합니다. 신용이 좋

으면 대출 금리와 한도 등을 우대받을 수 있겠지만 신용이 나쁘면 반대

로 대출 조건이 불리해지거나 대출 자체가 곤란해질 수도 있습니다.

한편 신용과 관련된 개인의 각종 정보를 종합해 신용 수준을 등급

화한 것을 신용등급이라고 부릅니다. 약속한 대로 남의 돈을 성실히 

갚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개인별 신용등급을 정하는 데는 

△대출 현황 △신용카드 발급 및 해지 사실 등 신용거래정보 △연체나 

부도 등 신용판단정보 △세금 체납이나 채무불이행 여부 등 광범위한 

요소들이 고려됩니다. 신용등급은 1

~10등급으로 부여되며 최우량, 우

량, 일반, 주의, 위험 순으로 나뉩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즉 1등급에 가

까울수록 신용이 좋음을 나타냅니다. 6등급 이하의 경우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는 만큼 신용등급을 올리는 건 중요한 일입니다.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소득이 줄어드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

해 돈이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평소 신용을 잘 관리해 신용등급이 높

으면 담보 없이도 돈을 빌릴 수 있고 이자 부담도 줄어들 것입니다.  

튼튼한 신용을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용평가를 할 때 중

요하게 반영하는 요소가 연체정보이므로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연체

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건 신용관리의 기본입니다. 감당할 수 없을 정

도로 많은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카드론)를 자주 이용

하는 것은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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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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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용을 잘 관리하고 과다한 빚을 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본

적으로 개인이 해야 할 일입니다. 다만 부득이하게 빌린 돈을 제때에 

갚지 못해 곤란에 처한 경우에는 개인회생 등 법적 구제제도를 활용하

는 것도 방법입니다. 일시적으로 신용불량 상태에 놓였다 하더라도 여

기서 탈출해 하루속히 정상적인 경제 활동으로 복귀하려는 의지와 노

력, 그리고 신용관리의 기본원칙을 철저히 지키려는 자세가 매우 중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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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BANK OF KOREA

2019.8.20.

 이승복 경제교육실 교수

 경제지표로국민의행복도까지알수있나요?

Q 세계 각국의 경제규모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경제지

표는 무엇이 있나요? 지표를 통해 각국 국민의 생활수준이

나 행복지수까지 알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세계에서 반도체 D램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한국입

니다. 세계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2분기(4

~6월) 기준으로 세계 시장점유율이 약 74%에 이릅니다.

하지만 반도체 등 특정 제품의 생산이나 수출 실적과 같은 개별 경

제지표만으로 한 나라의 경제수준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습니

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경제지표가 바로 ‘국민소득’입니다. 국

민소득은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이라는 지표로 

주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GDP는 일정 기간 한 나라 안에서 새로 생산한 재화(반도체, 쌀, 자

동차 등)와 서비스(운송, 금융, 의료 등)의 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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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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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내생산재화-서비스총합GDP

경제규모-소득파악에유용하지만

공해등삶의질은반영안돼

행복지수는객관성떨어져한계

새지표도입보다GDP보완노력

하여 모두 합한 것을 의미합니다. ‘일정 기간’이란 통상 1년, ‘한 나라 

안에서’는 생산 주체가 누구인지는 따지지 않고 국경 안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모두 포함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 GDP는 

‘새로 생산한’ 것만 계산합니다. 가령 자동차 회사가 새 차를 만들어 

팔면 그 금액이 GDP에 포함되지만 예전에 생산된 차가 팔리더라도 

그해의 GDP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GDP는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1930

년대에 만들었습니다. 경제 분석 및 정책 수립에 있어서 새로운 지평

을 제공해 일각에서는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기도 합니

다. 1929년 미국에 대공황이 닥친 후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과 참모들은 철도 운송량이 줄고 철강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수백만 명

이 직업을 잃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경제에 대한 종합 정보인 GDP

와 같은 지표가 없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고 합니다. 의사

가 환자에 대한 진단 결과를 모아서 분석한 후 처방을 하는 것처럼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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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BANK OF KOREA

제정책 입안자들도 GDP를 통해 경제 전체를 진단할 수 있는 도구를 

얻게 되었죠.

GDP는 계산할 때 적용하는 시장가격이 당해연도 가격인지, 특정 

기준연도 가격인지에 따라 명목GDP와 실질GDP로 나뉩니다. 명목

GDP는 생산물 수량이 늘어나는 경우뿐 아니라 가격이 오를 경우에도 

증가합니다. 그러나 실질GDP는 가격을 특정 기준연도로 고정해 놓기 

때문에 생산량이 늘어나는 경우에만 증가합니다. 명목GDP는 특정 시

점에서 경제규모, 1인당 국민소득, 경제구조 등을 파악하는 데 주로 이

용됩니다. 실질GDP는 경제성장, 경기변동 등 경제활동의 흐름이나 국

민경제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알아볼 때 유용합니

다. 경제뉴스에서 흔히 말하는 ‘경제성장’이란 실질GDP가 늘어났다

는 의미이며, ‘경제성장률’은 ‘실질GDP의 증가율’을 뜻합니다.

국민소득은 한 나라의 경제성과를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유용한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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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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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이지만 경제성장의 궁극적인 목적인 인간의 행복이나 삶의 질을 측

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대기나 수질을 오

염시키는 물질을 방출하면 공장 인근 주민들의 삶의 질은 나빠지지만 

GDP에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독감이 유행해 국민들의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면 후생 수준이 나빠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소득은 오히려 증

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국민행복지수(GNH·Gross 

National Happiness)’ ‘인간개발지수(HDI·Human Development 

Index)’ ‘더 나은 삶 지수(BLI·Better Life Index)’ 등과 같은 새로

운 지표가 개발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지표들은 아직 여러 면에서 

GDP를 대체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GDP는 국제 기준

에 따라 체계적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국가 간 상호 비교는 물론 과거와

의 비교 분석에도 쓰일 수 있습니다. 객관성이 최대 강점인 셈이죠.

반면 후생지표는 삶의 만족도와 같은 주관적 항목을 포함하기 때문

에 통계의 신뢰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요즘은 삶의 질을 반영하는 완전히 새로운 지표를 도입하기보

다는 GDP 통계를 보완하는 노력을 하는 게 대체적인 흐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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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BANK OF KOREA

2019.8.27.

 이명종 경제교육실 교수

 韓금리,美보다낮은데…
 외국인왜국내채권살까?

Q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으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다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 아닌가요? 내외금리가 역전되면 외

국인의 한국에 대한 투자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A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 서보

면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힘차게 흐르는데요. 돈의 흐름

도 비슷한 원리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돈은 수익을 찾

아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쪽으로 흐른다는 것이죠.

사람들은 여유자금이 생기면 조금이라도 금리를 높게 적용해주는 

곳에 저축하려 합니다. 이러한 이치는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하는 경우

에도 똑같습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가

급적 금리를 더 주는 나라에 자금을 맡기려 합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을 비교해 보면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높았습니다. 이에 외국인이 한국에서 발행된 채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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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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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차로인한손실보다

원화가치변동따른환차익커

경제기초체력-신인도도투자매력

구입한 금액이 판 금액보다 많았습니다. 2016년 한국 금리가 미국보

다 낮아지며 한미 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자 외국인이 한국 채권을 산 

금액보다 판 금액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더 높으면 외국인들은 한국 채권을 더 샀고, 반대로 한국 금리가 더 낮

으면 한국 채권을 더 판 것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예상대로 자금 흐름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

다. 그런데 2017년과 2018년에는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낮았지만 외

국인이 국내 채권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요? 외국인 투자자들이 금리에서는 손해를 보는데도 어디

에선가 이익을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내 채권에 투자했다는 뜻입

니다.

먼저 환율 요인이 있습니다. 국가 간 자금 이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환율을 고려해야 합니다. 외국인들은 미국 달러화를 들여와 한국 원화

로 바꿔 국내 채권에 투자합니다. 채권이 만기가 되거나 중도에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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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BANK OF KOREA

하게  되면  다시  달

러화로 환전해 자금

을 회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다

시  말해  외국인은 

한국 채권에 투자하

면서 금리 차이에서 

손해를 볼지 몰라도 

‘달러화→원화→달러화’ 환전과정에서 원화가 강세 흐름을 보여 환차익을 

낼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최근 몇 년간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변동폭이 매우 컸습니다. 연

간 기준으로 6% 원화 가치가 절하되거나 13%까지 절상되기도 했습

니다. 따라서 1%포인트 내외에 머무르고 있는 한미 금리 차이보다는 

환율 변동폭이 실제 투자수익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즉 외

국인들이 국내 채권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외금리 차이뿐만 아

니라 환율로부터의 기대수익도 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17년에는 원화가치가 약 13% 상승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

자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더 내려갈 것으로 보고(원화가치 상승) 국내 

채권 투자를 크게 늘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원화가치 상승을 가속화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국가 간 자금이 이동할 때 금리, 환율 등과 같은 가격변수뿐만 

아니라 투자대상국 경제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이 보다 중요한 고려요소

가 됩니다. 한국에 유입된 채권투자자금의 투자 주체는 대부분 각국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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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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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나 국부펀드, 

국제기구 등 공공성

이  높은  장기  기관

투자자입니다. 이런 

대형 장기 투자자는 

투자대상국의  유동

성, 신용위험 및 중

장기  경제  여건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

가부채 비율, 경상수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

채 비율 등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미치는 기초경제여건이 국제금융시장으

로부터 매우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믿고 투자할 수 있는 

나라라는 뜻입니다.

반면 최근 터키에서 나타났듯이 대외 건전성이 낮아 신용위험이 높

고 고물가 등으로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할 경우에는 자국 금리가 해외 

금리보다 높더라도 투자자금이 빠져나갑니다. 기준금리가 10%대인 

일부 신흥국들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를 실행하지 않는 것도 비슷

한 이유입니다. 국제 채권투자에 있어 투자대상국 경제의 중장기적 안

정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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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BANK OF KOREA

2019.9.3.

 장근호 통화정책국 정책제도연구팀 과장

 노동시장이중구조,왜문제가되나요?

Q 최근 고용 문제를 다루는 신문 및 방송 기사에 ‘노동시장 이

중구조’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무엇을 의미하며 왜 문제가 되나요?

A 노동시장 이중구조란 노동시장이 임금, 일자리 안정성 등 근

로조건에서 질적 차이가 있는 두 개의 시장으로 나뉘어 있다

는 것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망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

하는 1차 노동시장과 고용 안정성과 임금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2

차 노동시장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것이죠. 또한 노동시장 이중구조라

는 단어에는 두 시장 간 일자리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는 의미도 담

겨 있습니다.

1차 노동시장은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대기업 정규

직, 공무원 등이 포함됩니다. 2차 노동시장에는 이를 제외한 중소 및 

영세기업, 비정규직 일자리가 해당됩니다. 2018년 8월 기준 국내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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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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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노동시장간근로조건격차

1980년대중반이후크게벌어져

소득불평등심화로사회이슈화

두시장간일자리이동촉진절실

임금 근로자의 10% 정도만 1차 노동시장에 종사하고 90%의 근로자

는 2차 노동시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두 노동시장 간의 근로조건 격차는 큰 편입니다. 1차 노동시장의 근

로자 평균 임금은 2차 노동시장에 비해 1.7배 높습니다. 평균 근속연수

도 1차 노동시장 근로자가 2.3배 깁니다. 두 시장 간에는 임금 수준 및 

일자리 안정성 측면에서 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노동시장 간 근로조건의 격차가 크면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

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시장경제 체제에서 노력과 성과에 따른 차

별화된 보상은 어느 정도는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다 많은 

성과를 위해 동기를 부여한다는 순기능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노력과 능력보다 근로자가 어느 노동시장에 속했느

냐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면 근로자들의 건전한 근로 의욕과 자기 발

전 의지는 꺾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그 격차가 크고 좁혀지지 않

는다면 소득불평등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근로자들이 두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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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BANK OF KOREA

간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면 소득불평등 완화에 도움이 될 것입

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2차 노동시장 근로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

은 빈도로 직장을 옮겨 다님에도 불구하고 1차 노동시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이  대기업의 

90% 수준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원인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

업 간의 생산성 격차가 확대됐고 근로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노동조

합이 대기업 위주로 결성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의 특수한 시장 구조도 주요 배경으로 지적됩니다. 

국내 주요 대기업은 상품시장에서 독과점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중

소기업은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하청기업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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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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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중소기업 사이에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뜻입니

다.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과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여도 대기

업이 이른바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하면 중

소기업 입장에서는 당할 수밖에 없었죠. 이로 인해 중소기업은 투자 

의지가 꺾이고 성장도 제약을 받으면서 근로자에게 더 좋은 고용 여건

을 제공하지 못해 왔습니다.

청년실업, 여성 고용 부진, 낮은 출산율, 생산성이 낮은 자영업의 과

도한 비중 등도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와 밀접히 관련돼 있습니다. 

청년들은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면 1차 노동시장으로 이

직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처음부터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대기업에 

취업하고자 구직 기간을 늘리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출산과 육아 등으

로 단절된 경력을 잇고자 할 때 2차 노동시장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면 

아예 포기할 가능성이 큽니다.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출산

을 기피하기도 하죠. 은퇴자들은 열악한 2차 노동시장에 들어가느니 

차라리 자영업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고용 문제를 풀기 위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의 개선에 대한 진

지한 고민과 실천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중소기업 스스로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하지만 중소기업 일자리 개선에 필요한 환

경 조성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공정한 

시장 거래 질서 확립, 1, 2차 노동시장 간 자유로운 이동을 촉진하는 

제도적 노력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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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BANK OF KOREA

2019.9.10.

 조항서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 과장

 글로벌금융위기막으려면어떻게해야할까?

Q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10여 년이 지난 요즘도 

뉴스에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 불안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유명 금융회사들이 문을 닫고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는 등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금융이 안정적으로 

작동할까요? 

A 금융은 혈맥에 비유되곤 합니다. 금융은 돈을 빌리고 빌려주

는 행위를 통해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여유자금을 저축하거나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 주고, 집을 사

거나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일상에서

는 친구에게 돈을 송금하고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살 

수 있도록 결제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금융이 불안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금융은 은행, 보험사, 증

권사 등 다양한 금융회사들과 이들을 연결해주는 금융시장, 그리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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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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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시스템거미줄처럼얽혀

한곳문제생기면다른곳도영향

개별금융기관재정건전성확보

당국은시스템이상징후체크를

급결제망 등이 합쳐져 하나의 시스템처럼 작동합니다. 금융이 불안해

졌다는 것은 이 중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 것을 의미합니다. 금융시스

템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짧은 

시간 동안 다른 부문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A은행이 부실해지거나, 혹은 부실해질 것이란 소문이라

도 퍼지면 사람들은 서로 먼저 예금을 빼내기 위해 A은행에 몰려듭니

다. A은행이 돈이 모자라 인출해 주지 못하면 부도가 나죠. A은행이 

부도나면 이와 연결돼 있는 B은행, C은행 등도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금융이 안정적으로 작동할까요? 우선 은행 같은 개별 

금융회사의 체력이 튼튼해야 합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같이 금융을 둘러싼 환경은 태풍이 불거나 소나기가 내리는 여름 날씨

처럼 변화무쌍합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금융시스템이 멈추지 않고 작

동하려면 금융회사들과 금융시장이 어려움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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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BANK OF KOREA

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각국 중앙은행 또는 금융

감독기구는 금융회사가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준을 정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금융시스템 전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공통적인 문제는 

없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과거에는 개별 금융회사가 건전하면 금융안

정이 저절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개별 금융기관이 건전하더라도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금

융안정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전 세계 

금융시장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외국에서 발생한 금융 불안이 한국

으로 번질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이에 각국은 전체 금융시스템의 건

전성을 높이는 정책수단을 도입하는 한편으로 다른 국가의 금융 불안

이 자국으로 번지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과거 사례를 

보면 금융위기 때마다 독점적인 화폐발행권한(발권력)을 갖고 있는 

중앙은행은 대규모 자금 공급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는 소

방수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드러났듯이 금

융불안이 발생하면 금융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경제 전체가 어려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에 금융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방지하는 

것이 중요해졌고 각국은 금융안정을 지키기 위한 중앙은행의 역할을 

강화해 왔습니다. 한국도 한국은행법 개정을 통해 2011년 한국은행의 

설립목적에 물가안정 외에 금융안정을 추가함으로써 한국은행이 금융

안정 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빅 쇼트(Big Short)’는 “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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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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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라는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유명한 격언으로 시작합니

다. 모두가 위기가 아니라고 확신할 때 금융위기가 닥칠 수 있으니 항

상 경계감을 늦추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이에 한은은 금융안정을 위해 

금융시스템에 대한 상시적 모니터링과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평가, 금

융안정보고서 발간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시스템

의 다양하고 복잡한 움직임 속에서 소음(noise)을 걸러내고 정확한 신

호(signal)를 포착하여 미리 위기를 경고하는 역할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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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BANK OF KOREA

2019.9.17.

 이지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과장

 기업은왜현금을쌓아두려할까요?

Q 최근 기업들의 보유 현금이 많아졌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기업은 왜 현금을 보유하려 하며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 부족

하면 어떤 일이 생기나요?

A 어린이날을 맞아 한 상점에서 5만 원짜리 지폐, 장난감, 도서

상품권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고 하면 어떤 게 가장 인기 있

을까요? 분명 지폐, 도서상품권, 장난감 순일 것입니다. 같은 5만 원이

라도 현금인 지폐는 도서상품권이나 장난감, 또는 다른 물건으로도 쉽

게 교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서상품권은 현금보다는 못하지만 장

난감을 살 수도 있고 약간의 수수료를 내면 현금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장난감을 현금이나 도서상품권으로 교환하기는 힘들겠지요. 

먼저 장난감을 살 사람을 찾아야 하고 가격도 5만 원보다 낮춰야 팔릴 

겁니다. 이처럼 같은 가격의 물건이라도 현금으로 얼마나 쉽게 바꿀 

수 있느냐를 나타내는 유동성의 정도에 따라 활용도가 다르게 평가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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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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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높아활용도큰자산

신규투자-위험대비위한‘비상금’

빚늘리며문어발투자하던대기업

외환위기때현금부족으로줄도산

이후현금보유비중급격히늘려

미중분쟁등대외불확실성도영향

수 있습니다.

유동성이 가장 높은 자산은 당연히 현금입니다. 기업이 현금을 갖고 

있으면 물건을 살 수도 있고 근로자에게 월급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하

지만 기계나 땅을 갖고는 곧바로 이러한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만

큼 현금 보유는 기업 입장에서 유리한 점이 있습니다. 기업이 현금을 

보유하는 이유는 거래적 동기와 예비적 동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책과 학용품을 사고 점심을 먹고 교통비를 내는 등 일상

생활을 하기 위해 돈이 있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기업은 매달 근로

자에게 임금을 주고 원재료를 구매하는 등 일상적인 경영활동을 하기 

위해 돈이 필요합니다. 유동성이 낮은 기계, 건물, 땅 등을 현금으로 바

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에 기업은 일상적인 거래에 사용하기 위해 

현금을 보유하는데 이를 거래적 동기라고 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비상금을 모으듯 기업도 예기치 못한 일들에 대비해 

현금을 보유하는데 이를 예비적 동기라고 합니다. 기업에 현금이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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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BANK OF KOREA

면 수익성이 높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현금이 없을 

때 거래처가 갑자기 파산해 수익이 줄어들면 빚을 제때 갚지 못해 곤

경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이 1997년 겪었던 외환위기는 기업이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않을 때 어떤 위험에 처하게 되며 국가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

치는지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당시 기업들은 국내외 금융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여러 사업에 문어발식 투자를 하며 몸집 불리기에 치중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태국 등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투자금을 회

수하기 시작하면서 그 충격이 아시아 전체로 확산됐고 한국도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러자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기업에 대한 대출 연장이나 

신규 대출을 기피했고 당장 돈을 갚지 못한 기업들의 파산이 속출해 많

은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당시 30대 대기업 중 17개가 순식간

에 무너졌으며 기업 대출을 회수하지 못한 일부 은행도 문을 닫으면서 

국가 경제 전체가 대혼란에 빠지게 되었죠. 특히 대마불사(大馬不死)

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대우그룹이 무너진 것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외환위기를 교훈으로 삼아 현금 보유를 줄곧 늘려왔

습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들의 자산 대비 현금 보유 비

중은 평균 30%로 외환위기 이전 6%에 비해서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

다. 이러한 현상이 한국에서만 나타난 건 아닙니다. 미국에서 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스마트폰 제조사 애플입니다. 현금 보

유액은 2004년 55억 달러에서 2018년 2400억 달러로 44배가 됐습니

다. 세계 12위 외환보유액을 가진 태국(2099억 달러)보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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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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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최근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수출 규제, 국내 경기침체 등으

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현금을 보유하려는 

성향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예비적 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현금 축적은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금을 보유하

기만 하고 투자하지 않는다면 돈을 잘 사용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소비자가 만족감이 가장 큰 수준에서 소비와 저축, 그리고 현금 보유

량을 결정하듯이, 기업도 이익을 가장 크게 하는 수준에서 적정 투자 

규모와 현금 보유 비중을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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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BANK OF KOREA

2019.9.24.

 김보성 경제통계국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경상수지흑자는클수록좋은가요?

Q 최근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고 합니

다.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상품 수출이 줄

어든 데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경상수지는 무엇이며 왜 관심을 

받을까요?

A 한 가정에서 가장의 월급날은 무척 중요한 날입니다. 월급날 

아버지(어머니)들은 퇴근길에 산 치킨과 과자를 한 아름 들

고 어깨에 힘을 잔뜩 준 채 집으로 들어옵니다. 가장의 월급으로 집세

도 내고, 반찬과 생필품도 사고, 가끔은 가족 여행도 다녀옵니다. 아껴 

쓰고 남은 돈은 은행에 저축도 합니다. 월급은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게 

해주며 미래를 위한 저축의 근간이 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계에서 국가로 범위를 넓혀 볼까요? 가계에서 가장의 월급 등 밖

에서 벌어오는 소득이 중요한 것처럼 국가에서는 다른 나라와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외화를 이용해 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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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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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서비스등국제거래통해

외화얼마나벌고썼는지알수있어

흑자많으면상대국은적자심화

美-中무역전쟁처럼갈등커질수도

물건을 수입할 수 있고, 여유 자금이 있다면 다른 나라의 주식이나 채

권에 투자하거나 과거에 빌렸던 돈을 갚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이 다른 나라와의 거래에서 얼마나 벌고 썼는지는 어

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 답은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국제수지 통

계의 경상수지에서 찾을 수 있답니다.

한 국가가 외화를 벌어오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대표적인 예는 

국내에서 만든 상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나라로 수출하면 됩니다. 상품 

수출은 오래전부터 한국이 외화를 벌어들이는 중요한 수단이었습니

다. 경제개발 초기에는 의류, 신발과 같은 노동집약적 제품을 주로 수

출했습니다. 자본이 축적되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배, 자동차, 반도체, 

스마트폰 등 기술집약적 제품으로 수출 주력 상품이 바뀌었습니다. 한

국 상품은 외국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품질이 우수하고 가격 경쟁력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운송, 여행,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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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BANK OF KOREA

등이 해당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여행을 예로 들어보겠습니

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가면 중국인,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을 많

이 볼 수 있는데요.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식사, 숙박, 쇼핑 등 관

광하며 쓴 돈이 여행서비스 수출에 포함됩니다.

이렇게 벌어들인 외화는 다른 나라에서 생산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수입하는 데 주로 사용됩니다. 상품의 수출과 수입 차이를 상품수지라

고 합니다. 상품 수출이 수입보다 크면 상품수지가 흑자를 나타내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서비스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서비스수지라고 합

니다.

또한 노동이나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돈과 나간 돈의 차이를 의미

하는 본원소득수지,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아무 대가없이 주고받

는 이전소득수지도 있습니다.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

전소득수지를 모두 합한 것을 경상수지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경상수지 흑자는 무조건 좋은 걸까요? 가계는 돈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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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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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고 저축 금액이 클수록 좋겠지만 국가의 경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

다. 한국이 경상수지 흑자를 내면 거래상대방은 그만큼 경상수지 적자

를 내게 됩니다. 특정 국가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나치게 크면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최근 발생한 미중 무역전쟁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갈등도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과도한 적자

를 보고 있다는 불만에서 비롯된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달러화처럼 기축통화(세계 여러 나라에서 널리 쓰이는 

돈)를 발행하는 나라가 아닌 이상 다른 나라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

입하려면 외화가 필요합니다. 이에 국가들은 대체로 경상수지 흑자를 

추구합니다.

한은이 발표하는 국제수지 통계는 한국이 외화를 얼마나 벌고 쓰는

지, 남는 돈은 어디에 투자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자료입니다. 

국제수지 통계는 두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발표됩니다. 10월에는 8월

의 국제수지가 발표되는 식이죠. 중요한 자료인 만큼 통계 작성에 필

요한 기초 자료를 모으고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매달 나오는 국제수지 통계를 통해 한국이 상품을 얼마나 수출했는

지, 서비스수지는 개선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 보면 우리 경제를 이

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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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BANK OF KOREA

2019.10.1.

 박다희 국제협력국 금융협력팀 조사역

 국가간통화스와프,왜필요한가요?

Q 한국이 다른 나라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국가에 도움이 되는 건 알겠는데 정확히 어

떤 의미가 있는 건지,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알고 싶어요.

A 신입사원 문세미 씨는 첫 휴가를 맞아 영국 런던 웸블리 스

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동안 저축한 300만 원을 영국 파운드화로 환전해 영국으로 향했습

니다. 기쁨도 잠시, 그녀는 BTS 공연을 본 후 숙소로 돌아오던 길에 소

매치기를 당해 현금을 몽땅 잃어버렸습니다. 문 씨는 빈털터리가 됐지

만, 다행히도 캐리어에 체크카드가 남아 있었습니다. 문 씨는 출국 전 

300만 원 한도 내에서 얼마든 빌려 쓰고 원할 때 갚을 수 있는 마이너

스 통장을 개설하고 이를 카드에 연동시켜 놨습니다. 문 씨는 은행에

서 1000파운드(약 147만 원)를 찾아 여행을 무사히 마쳤고 다음 월급

일에 빌린 돈을 모두 갚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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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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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등외화부족돌발상황대비

국가끼리개설한‘마이너스통장’

급할때원화맡기고외화빌려써

체결소식만으로도시장불안해소

문 씨의 경우처럼 국가도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돈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국가 간 거래에 주로 쓰이는 미국 달러화 같은 외화가 

갑자기 부족할 수 있습니다. 통화스와프란 갑작스러운 외화 부족에 효

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끼리 개설해 놓은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

합니다.

여러분은 한국이 다른 나라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기

사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는 한국은행이 급할 때 외국 중앙은행에 

원화를 맡기고 외화를 빌려 쓸 수 있도록 미리 약속하는 것을 말합니

다. 반대로 외국 중앙은행도 외화를 맡기고 한국은행으로부터 원화를 

빌려 쓸 수 있죠. 마이너스 통장처럼 일정 금액 한도 내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은 비슷하지만, 원화를 맡기고 외화를 빌려오기 때문에 형

식상 통화를 교환(스와프)하는 것이 됩니다.

통화스와프는 왜 한국은행이 체결할까요? 한국은행은 원화를 발행

할 수 있는 유일한 권한(발권력)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에 담보를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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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BANK OF KOREA

유동성을 공급하는 능력(은행의 은행)을 갖고 있는 중앙은행이기 때문

입니다. 이 권한과 공급 능력 덕분에 한은은 금융시장에 원화 유동성이 

부족할 때 이를 공급하는 최후의 자금 공급원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러면 한국은행이 발행할 수 없는 외화는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비상금 개념인 외환보유액이 있지만 때로는 부족할 때도 있습니다. 이

때를 대비해 발권력을 가진 중앙은행들끼리 미리 약속을 맺는 것입니

다. 이 계약 덕분에 정말 필요한 시점에 자신이 발행한 자국 통화를 맡

기고 부족한 외화를 즉각 빌려올 수 있습니다. 통화스와프를 중앙은행 

간 최고 수준의 금융 협력이라고 표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통화스와프는 체결 소식만으로도 외화 유동성 부족을 우려하는 시

장 참가자의 불안을 크게 해소해 줍니다. 필요할 때 중앙은행이 통화

스와프를 통해 외화를 공급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이

를 ‘공시효과’라고도 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불안감이 높아지던 

2008년 10월 말 한은은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과 300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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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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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을 발표했는데요. 이날 하루에만 환율이 

전날 대비 177원(12.4%), 국가부도 위험을 의미하는 신용부도스와프

(CDS) 프리미엄이 1.78%포인트(31.7%) 하락하며 요동치던 국내 금융

시장이 빠르게 안정됐습니다.

통화스와프가 실제로 실행되면 큰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한은은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 미 연준과의 통화스와프를 이용해 5차

례에 걸쳐 총 163억5000만 달러를 시중은행에 공급했습니다. 그러자 

실제 외화 유동성의 영향을 받는 외환 지표들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이를 유동성 효과라고 합니다. 특히 한미 통화스와프는 일시적인 달러

화 유동성 부족을 신속히 해결해줘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시장

의 불안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고 소규모 개방경제이기 때문에 대외 충격

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이에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쌓는 것 

이외에도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 확대를 통해 외화 유동성 

공급을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유지하는 데 힘써 왔습니다. 특히 

2017년 체결한 캐나다와의 통화스와프는 한도와 만기를 정하지 않은 

기축통화국과의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큽니다. 2019년 9월 

말 현재 한은은 총 1328억 달러(캐나다 제외) 이상의 통화스와프 계약

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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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BANK OF KOREA

2019.10.8.

 안동준 조사국 물가연구팀 과장  / 이나영 조사국 물가연구팀 조사역

 한국경제지금디플레이션인가요?

Q 최근 한국에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

오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이란 무엇이며, 실제로 디플레이

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A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는 말은 사람들에게 꽤 익숙

한  편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상품과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

격 수준을 의미하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이죠. ‘디플레이션

(deflation)’은 이와 반대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가리

킵니다. 물론 기술의 발달로 생산과 유통에 드는 비용이 저렴해지면서 

일부 품목의 가격이 내려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이란 몇 

가지 품목의 가격만 내려가는 게 아니라 상당히 많은 제품의 가격이 

오랫동안 내려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물가가 내리면 같은 돈으로 많은 물건을 살 수 있게 

되니 디플레이션은 좋은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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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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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의지속적하락디플레이션

美대공황-日‘잃어버린20년’대표적

한국물가하락은일시적요인때문

연말이후오름세로전환예상

렇지 않습니다.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앞으로 제품이나 서비

스 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소비와 지출을 줄이게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 판매 가격이 내려갔는데 판매량마저 줄어들

면서 경영이 어려워집니다. 기업의 매출이 줄어들면 돈이 부족해지니 

기업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를 줄입니다. 기업이 투자를 줄이면 신규 

채용을 줄이고 심지어 기존 직원들을 내보내기도 합니다. 사회적으로 

실업자가 늘면서 소비는 더욱 쪼그라듭니다. 소비 감소→물가 하락→

기업의 수익성 악화→투자 부진 및 고용 감소→소비 감소의 악순환으

로 이어지면서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경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디플레이션은 자주 발생

하는 현상일까요? 많은 국가가 일시적인 물가 하락을 경험했지만 실

제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진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대공황’의 충격으

로 1929년부터 1933년까지 물가가 27% 하락한 미국, 장기 경기침체

로 1999

~2005년과 2009~2012년에 걸쳐 각각 7년, 4년간 물가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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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BANK OF KOREA

락한 ‘잃어버린 20년’ 시기의 일본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이 

중 일본의 경우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소비와 투자가 감소했고, 앞서 설명한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으로 오랫

동안 물가가 계속 하락했습니다. 디플레이션이 한창이던 2002년에는 

조사대상 품목의 약 70%가 가격 하락을 보이기도 했죠.

그럼 최근 한국의 물가 상황은 어떨까요? 올해 한국의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9월에는 소비자물

가지수가 0.4% 하락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별 물가 상승률이 공식적

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한국도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내외 경제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점도 악재로 꼽힙니다.

그렇지만 소비자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농산물 가격이 지난해

보다 내려갔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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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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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랐고, 올해는 날씨가 좋아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이 떨어졌습니다. 

석유 가격이 작년에 비해 낮아져 휘발유 등 석유 제품의 가격도 내려

갔습니다. 여기에 올해 9월부터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무상교육

이 시행되면서 수업료 부담이 크게 줄어든 점도 한몫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나타난 물가 하락은 일시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면이 

크며, 이 효과들이 사라지는 올해 말 이후에는 물가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하락한 

품목 비중도 약 30%에 그쳐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1990년대 일본과 

비교하면 그 비중이 적습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 시기에 있었던 자산 

가격 조정이 한국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 경제가 현재 디플레이션에 빠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단기간 내에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도 매우 낮아 보입니다. 하지

만 디플레이션이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이 아주 크기 때문에 혹시라도 

한국에 디플레이션 징후가 나타나는지 앞으로도 꼼꼼히 살펴봐야 하

겠습니다. 실제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현상도 많은 사람이 믿으면 자

기실현적 기대를 통해 현실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에 대

한 우려가 과도해지지 않도록 각 경제 주체 모두가 노력해야 할 시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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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BANK OF KOREA

2019.10.15.

 이남강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과장 

 경기변동이란뭐고어떻게판단하나요?

Q 최근 정부가 2017년 9월을 경기순환(변동) 주기상 정점으로 

판단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경기변동이란 무엇이며 경

기에 관한 판단은 어떻게 하나요?

A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는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어

려운 때라도 시간이 지나면 좋은 일이 생기며, 반대로 모든 

게 다 잘 되는 시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쁜 일이 생기기도 한다는 뜻

이죠. 

경제에도 이 같은 개념이 있습니다. 경제가 좋을 때와 나쁠 때를 번

갈아 경험한다는 겁니다. 경제학자들은 이와 같은 경제활동 수준의 오

르내림을 경기변동 또는 경기순환이라고 부릅니다.

경제의 성장 속도가 매년 일정하다면 경기변동은 일어나지 않습니

다. 경제활동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예로 들어 볼까요? 한국은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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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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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좋을때있으면나쁠때도있어

매년성장속도일정하지않아발생

이런오르내림‘경기변동’이라불러

마이너스성장률거의없는한국선

성장률대신장기추세로경기판단

경기정점-저점평가에1~2년걸려

5.1% 성장했습니다. 28년간 한국 경제 규모가 4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

죠. 하지만 외환위기로 고생했던 1998년에는 

-5.5%의 성장률을 기록

했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2009년의 성장률은 0.7%에 불과했

습니다. 이렇듯 경제 상황은 좋고 나쁨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경기변동은 크게 두 가지 국면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경기가 정

점에서 저점까지 위축되는 기간인 수축 국면, 반대로 저점에서 정점으

로 개선되는 기간인 확장 국면으로 나뉩니다. 경기 저점에서 다음 저

점까지의 기간을 주기(사이클)라고 합니다.

수축 국면을 정의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 캐나다 등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총체적인 경제활동 수준의 하

락이 지속되는 기간, 즉 마이너스(

-) 성장률이 지속되는 기간을 수축 

국면으로 정의하는 것입니다. 실질 GDP, 국민의 소득수준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 산업생산지수, 실업률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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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BANK OF KOREA

이 방식을 1990년부터 2018년까지의 한국의 실질 성장률에 적용하

면 수축 국면은 외환위기를 경험했던 1997년 4분기부터 1998년 2분

기까지 한 차례에 그칩니다. 이러한 판단 방식은 한국처럼 연속적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경험하지 않은 국가의 경기변동을 포착하는 데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장기추세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마이너스 성장률이 

드물거나 연속적이지 않은 국가에서 주로 사용합니다. 장기추세를 계

산한 뒤 경제활동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가 장기추세 위쪽으로 가장 멀

리 벗어난 시점을 정점, 장기추세 아래쪽으로 가장 멀리 벗어난 시점

을 저점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한 국가의 장기추세가 연평균 3% 성장

이고, 최근 20년 사이 GDP 성장률이 1

~5% 범위에 있다면 1%인 해는 

저점, 5%인 해는 정점으로 보는 것이죠.

한국은 통계청이 두 번째 방법을 이용해 사후적으로 공식적인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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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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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을 수행합니다. 이때 활용하는 지표가 동행종합지수인데요. 현재 

7개 지표(광공업 생산지수, 서비스업 생산지수, 건설기성액, 소매판매

액지수, 내수출하지수, 수입액, 비농림어업 취업자 수)로 구성돼 있습

니다.

다만 통계청은 경기 흐름을 잘 포착하기 위해 동행종합지수 자체보

다 동행종합지수에서 장기추세를 제거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움직

임을 주로 살펴봅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동행지표의 복잡한 수

치를 단순화해 경기 순환만을 알기 쉽게 보여줍니다. 통계청은 이를 

바탕으로 주요 거시변수의 움직임,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수축 국

면을 사후적으로 판단합니다.

1990년부터 현재까지 외환위기 기간을 포함해 총 7차례의 수축 국

면이 있었습니다. 통계청은 지난달 가장 최근의 정점을 2017년 9월로 

발표했습니다. 경기가 정점 또는 저점을 지나는지를 판단하는 데는 약 

1

~2년의 시차가 발생하는 것이죠. 한국 경제가 현 시점 수축 국면인

지, 확장 국면인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더 지나야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수축 국면이 길어지면 국가 경제에 부담이 된

다는 것입니다. 수축 국면 기간을 줄이고, 확장 국면은 길게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가계가 노력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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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BANK OF KOREA

2019.10.22.

 안중섭 금융결제국 전자금융조사팀 조사역

 ‘핀테크’와‘테크핀’,어떻게다른가요?

Q 최근 기술 발전에 따른 금융혁신을 의미하는 핀테크

(fintech)와 테크핀(techfin)이라는 단어가 빈번하게 사용되

고 있습니다. 두 단어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또 한국에서 금융혁신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A 금융 기사를 보면 ‘핀테크’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됩니다. 핀

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정보

통신기술(ICT) 발전에 따라 결제, 송금, 대출, 자산관리 등 금융 전반

에서 나타나는 디지털 혁신을 의미합니다. 은행 영업점을 찾아가지 않

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계좌이체, 예적금 가입, 대출 신청 같은 은행 업

무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국의 알리바바 같은 ICT 기업이 주도하는 금융

혁신을 핀테크 대신 ‘테크핀’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핀테크가 은

행, 카드사 같은 금융기관이 기존 금융서비스에 ICT를 도입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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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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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금융사가주도하는혁신

은행안가고도결제-송금-대출

테크핀은ICT기업들이이끌어

독자적기술로차별화된서비스

한국은아직금융기관이주축

ICT기업과경쟁하며진화중

라면 테크핀은 ICT 기업이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두 단어가 엄밀하

게 구별되지는 않지만 테크핀이 핀테크에 비해 금융보다는 기술을 강

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페이’로 대표되는 간편결제나 

간편송금 서비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 등 테크핀 사례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금융혁신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을까요? 한국의 경

우 ICT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이 다소 늦게 시작된 가운데 아직까지는 

금융기관을 주축으로 금융서비스가 개선돼 온 모습입니다. 이는 그동

안 금융인프라의 발달이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이들이 제공

하는 서비스의 질적 수준도 높아 개선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기 때문입

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국민 대부분이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으

며 실시간 계좌이체 서비스도 2001년 세계 최초로 도입되어 은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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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BANK OF KOREA

통한 계좌이체의 편의성이 비교적 높았습니다. 반면 미국은 전국 단위

의 실시간 계좌이체 시스템이 미비해 페이팔 같은 ICT 기업이 송금서

비스를 제공할 유인이 상대적으로 컸습니다. 또 한국에서는 신용카드, 

체크카드만 있으면 대부분의 상점에서 결제가 가능해 중국의 알리페

이나 위챗페이처럼 오프라인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지급수단의 필요

성이 적은 환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비금융회사의 금융업 진출이 확대되

고 있습니다. 특히 지급결제 분야에서 ICT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집니

다. 이는 높은 수준의 국내 IT와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데다 전자상거

래 확산으로 소비자들도 보다 편리한 지급수단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

작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 같은 규제완화 

조치로 ICT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도 도움

이 됐습니다. 실제로 최근 5년 사이 전자금융업을 영위하는 비금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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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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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은 2배 가까이로 증가했습니다.

테크핀의 발전은 핀테크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경쟁을 통

해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개선되고 있는 것입니다. 간편결제, 

간편송금 서비스의 활성화에 대응해 금융기관들도 공인인증서나 보안

카드가 필요 없는 모바일 앱카드, 간편 계좌이체 같이 편리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자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모

바일뱅킹 앱을 더 편리하게 개선하고 있습니다. 이는 ICT 기업에서 비

롯된 금융혁신이 금융 전반으로 파급되면서 테크핀과 핀테크가 균형 

있게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ICT 기업이 사업 범위를 확

장할 경우 이 같은 긍정적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편 기술 발전에 따른 금융혁신이 긍정적인 변화만을 가져오는 것

은 아닙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모바일 금융서비스 이용실

태 조사’에 따르면 금융혁신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은 주로 저연령

층, 고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금융환경의 전반적인 발전

에도 불구하고 혁신적 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운 고령층 등 일부 국민에 

대한 금융 소외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합니

다. 따라서 앞으로는 핀테크와 테크핀의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하는 것

에 더해, 금융혁신에 따른 혜택을 국민 전체가 함께 누릴 수 있는 방안

도 같이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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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BANK OF KOREA

2019.10.29.

 장희지 발권국 화폐연구팀 조사역

 지역화폐와한국은행권은어떻게다른가요?

Q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가 있다고 하는데,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 내에서 제한된 구성원들 간에 통용되

는 지급 수단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캐나다 밴쿠버 근처의 

솔트스프링섬에서 섬 주민들과 섬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사용하는 ‘솔

트스프링 달러’가 있습니다. 4종류의 지폐와 5종류의 동전으로 구성된 

캐나다의 공식 화폐(캐나다달러)와 다르게 솔트스프링 달러는 7종류

의 지폐와 1종류의 은화로 이뤄져 있습니다. 화폐기호 또한 캐나다달

러(C$)와 구분해 ‘$$’를 사용합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지역화폐와 관련된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으로 전국 177개 지방자치단체에

서 지역화폐를 발행했습니다. 총 발행 규모는 2015년 892억 원에서 

올해는 2조3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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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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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따른법화는한국은행권유일

지역화폐는조례따라발행-유통

지자체벗어나면사용할수없어

지역화폐도교환매개수단이지만

가치저장수단으로는기능약해

최근에는 지급결제 수단의 발달로 지역화폐의 형태도 종이 상품권

에서 카드와 모바일결제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는데요. 선불카드 형식

으로는 인천의 ‘인천 e음카드’, 모바일 간편결제 방식으로는 울산의 

‘울산페이’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지역화폐는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한국은행권과 어떤 차이가 있을

까요? 한국은행은 현재 은행권 4종(1000원, 5000원, 1만 원, 5만 원)

과 주화 6종(1원, 5원, 10원, 50원, 100원, 500원)을 발행하고 있습니

다. 일반적으로 현금이라고 부르는 것은 한은이 발행하는 은행권과 주

화를 가리킵니다.

한국은행권과 지역화폐의 가장 큰 차이는 법정화폐(법화), 즉 국가

에서 법으로 공식 인정한 화폐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한은법 제47

조 ‘화폐의 발행권은 한국은행만이 가진다’, 제48조 ‘한국은행권은 법

화로서 모든 거래에 무제한 통용된다’에 의해 한국에서는 한국은행권

만이 유일하게 법화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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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BANK OF KOREA

반면 지역화폐는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조례에 따라 발행 

및 유통되기 때문에 지역화폐를 발행한 지자체를 벗어나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법화인 한국은행권이 전국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반면 지역

화폐는 대체로 해당 지역 내 지정된 가맹점 내에서만 사용되는 지급 

수단입니다. 전통시장에서 유통되는 온누리상품권, 특정 백화점 또는 

마트에서 사용 가능한 백화점상품권과 유사하게 특정 지역에서 유통

되는 상품권의 성격이 강합니다. 실제로 지역화폐의 공식 명칭은 ‘지

역사랑상품권’이며, ‘성남사랑상품권’ ‘포항사랑상품권’ 등의 명칭으

로 발행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지역화폐와 한국은행권의 차이점을 화폐의 본질적 기능에 비추어 

살펴보겠습니다. 화폐의 기능 중 첫 번째는 교환의 매개 수단입니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고팔 때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여지는지 여부인

데, 지역화폐도 이를 충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계산 단위

인데요. 국내에서 모든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격 단위는 ‘원’으로 표시

됩니다. 이렇게 가격을 표시하는 공통적인 단위가 되는 것이 화폐의 

계산 단위로서의 기능입니다. 그러나 지역화폐는 별도의 화폐 단위를 

갖지 못하고 법화의 화폐 단위를 그대로 사용하므로 계산 단위의 기능

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가치 저장의 수단을 들 수 있

습니다. 화폐가 구매력과 부를 저장하는 수단으로 사용됨을 뜻합니다. 

지역화폐의 경우 해당 지역 상인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고 받은 지역

화폐를 바로 법화로 교환해야 그 가치를 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기능이 취약하다 하겠습니다.

이렇듯 화폐의 세 가지 기능에 비추어 볼 때 한은이 발행하는 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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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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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이를 모두 충족하는 반면 지역화폐는 교환의 매개 수단으로 사용되

기는 하나 계산 단위는 물론 가치 저장 수단의 기능도 약합니다. 지역

화폐가 주로 지역상권 활성화 및 공동체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발행되

기 때문인데요. 별도의 지급 재원과 관리 주체 없이는 결제 수단으로 

지속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최근 지역화폐의 발행 규모가 급

격히 증가하는 추세임을 고려할 때, 법화와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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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BANK OF KOREA

2019.11.5.

 김태석 경제교육실 교수

 기업은자금을어떻게조달하나요?

Q 생산과 투자의 주체인 기업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늘 돈을 필

요로 할 텐데요. 기업들은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

달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A 기업과 가계를 포함한 경제 각 부문의 자금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자료로 한국은행이 제공하는 자금순환표가 있습

니다. 기업, 가계, 정부, 금융, 국외 등 5개 경제 주체가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고 운용하고 있는지, 자금이 넘치거나 부족하지는 않는지 등을 

보여줍니다. 

자금순환표를 통해 보면 기업은 늘 돈을 필요로 하는 자금 수요 부

문입니다. 반면 가계는 돈이 남고 이를 저축하는 자금 공급 부문입니

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금순환표에 따르면 2018년 중 국내 기업의 

자금 수요 금액은 40조 원에 이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을 저축하는 자금 잉여 부문인 가계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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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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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활동수익내부자금활용

주식-채권발행외부서도조달

2017년제조기업자금구조는

유보금〉차입금〉주식〉회사채순

기업부채많으면외부충격에취약

은 기간 49조 원을 공급한 것과 대조적이죠. 기업은 자금이 부족한 상

태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어떤 방법으로 조달하는지 더 구체적으로 들

여다보겠습니다. 기업의 자금조달 출처는 크게 내부자금과 외부자금

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내부자금은 기업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마련되

는 자금입니다. 즉 영업활동으로 얻은 수익 중 각종 비용, 주주에 대한 

배당금 등으로 사용하고 남아 내부에 유보해 둔 돈을 말합니다. 내부

자금은 이자 등 별도의 조달비용이 들지 않고 자금의 사용기간에도 제

약이 없어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유리한 자금조달 수단입니다.

그렇지만 내부자금만으로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해 필요한 대규모 투

자자금을 마련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이에 기업들은 부

족한 자금을 외부로부터 충당하게 됩니다. 외부자금은 조달 형태에 따

라 직접금융과 간접금융으로 나누어집니다. 직접금융은 기업이 자본

시장에서 주식 및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하는 방식이며, 간접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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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BANK OF KOREA

은 은행 같은 금융(중개)기관에서 돈을 빌려오는 것입니다.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하는 방식은 언뜻 단순해 보입니다. 하지만 

금융기관은 고객이 맡긴 예금을 이용해 대출을 해야 하므로 대출 규모

에 제약이 있고, 기업의 신용을 평가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무

턱대고 기업에 돈을 빌려주지도 않습니다. 차입금과 이자를 잘 갚을 

능력이 있는지 엄격하게 심사하며, 신용이 부족할 경우 부동산과 같은 

담보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직접금융인 주식과 채권 발행은 돈을 끌어오는 구조가 비슷해 보이

지만 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회사채 등 채권을 발행

하면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차별화된 이자를 지급하고 만기에 원금

을 상환해야 하는데 이는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것과 유사합니다. 

반면 주식 발행은 원금을 상환할 필요가 없으며, 이익의 일부를 배당

금으로 지급하면 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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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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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채권 발행이나 금융기관 차입보다 안정적인 조달방법으로 여겨집

니다. 다만 주주들이 배당금을 무리하게 요구하거나 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하는 것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편 차입금이나 채권 발행은 세금을 계산할 때 기업의 이익에서 

이자비용이 공제되므로 세부담이 줄어드는 이점도 있습니다. 그렇지

만 기업 부채의 규모가 너무 커지면 금리가 오르거나 금융시장 여건이 

나빠질 때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1998년 외환위

기가 덮치자 차입금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던 많은 기업이 파산해 경제 

위기가 초래됐던 뼈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2017년 말 기준으로 기업경영분석 재무상태표에 따른 한국 제조기

업의 자금조달 구조를 보면 내부 유보자금이 4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어 금융기관 차입금이 17%, 주식 발행 15%, 회

사채 발행 3% 순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기업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지는 원리금 상환 부담, 조달의 용이

성, 재무위험 정도, 기업경영권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

정해야 합니다. 한편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가계 등 경제주체들도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에 관심을 갖고 기업가치 판단의 중요한 요소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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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BANK OF KOREA

2019.11.12.

 윤효진 법규제도실 금융법규팀 과장

 아차!송금잘못했는데어쩌죠?

Q 인터넷뱅킹을 통해 친구에게 돈을 보내려고 했는데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잘못 보냈습니다. 어디에 연락해야 하며, 잘

못 보낸 돈은 되돌려 받을 수 있나요?

A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을 이용해 송금할 때 받을 사람의 

계좌번호를 실수로 잘못 입력해 돈을 엉뚱한 곳에 보낸 경험

이 있나요? 아니면 반대로 모르는 사람이 잘못 보낸 돈을 받아본 적이 

있나요?

이처럼 돈을 보낸 사람(송금인)의 실수로 원래 돈을 받아야 할 사람

이 아닌 제3자에게 돈을 보내는 것을 ‘착오송금’이라고 합니다. 일상

생활에서 착오송금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송금인이 착오송금 사실을 

알고 은행에 돈을 되돌려 달라고 요청한 건수는 약 40만 건, 금액은 

약 9560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아직 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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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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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5년간착오송금40만건

거래은행연락해환급신청중요

수취인이거부하면못받을수도

최악의경우소송통해해결해야

“평소송금후확인습관필수”

돌려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실수로 돈을 잘못 보낸 사실을 알았을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는 즉시 거래은행에 연락해 돈을 돌려 달라고 신청하는 게 중요합니

다. 돈을 잘못 보낸 사실을 빨리 파악하면 신속히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그만큼 피해를 입을 확률이 줄어들게 됩니다. 평소 송금을 한 뒤 곧바

로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은행은 송금인으로부터 반환신청을 받으면 돈을 받은 사람(수취인)

과 연락해 착오송금 사실을 알리고 돈을 돌려주도록 협조를 구합니다. 

이때 수취인이 동의하면 은행이 돈을 돌려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수

취인이 이를 거부할 경우 은행이 마음대로 돈을 돌려줄 수 없습니다. 

착오송금은 송금인의 단순 실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은행이 이를 되돌

려 줘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살

펴봅시다.

먼저 은행에 돈을 맡기는 예금의 의미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합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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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BANK OF KOREA

다. 사람들이 은행에 가서 예금통장을 만드는 것은 법적으로는 은행과 

‘예금계약’을 체결하는 것입니다. 예금계약은 예금자가 돈의 소유권을 

은행에 넘기는 대신 은행이 예금자에게 같은 금액(이자가 있는 경우 

이자를 포함한 금액)을 반환하기로 약정하는 계약입니다.

일반적으로 현금을 입금한 경우에는 은행이 입금 사실을 확인했을 

때, 계좌이체인 경우 입금내역이 계좌에 기록되면 예금계약이 성립합

니다. 계좌의 주인이 예금 채권을 갖게 되죠.

착오송금된 돈을 받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단 계좌에 돈이 들

어오면 그 계좌의 주인이 예금 채권을 갖게 됩니다. 예금자와 은행이 

특별히 따로 정하지 않는 이상 착오송금으로 돈이 잘못 입금됐더라도 

수취인이 예금 채권을 취득한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습니다. 돈을 잘못 

보냈더라도 일단 돈을 받은 사람이 예금 채권을 가지는 만큼 비록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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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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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인의 실수로 입금된 돈일지라도 은행이 마음대로 그 돈을 빼내 송금

자에게 되돌려 줄 수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착오송금으로 돈을 받은 사람이 이 돈을 마

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돈을 받은 

것이므로 돈을 잘못 보낸 송금인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착오송금으로 

돈을 받은 사람이 돈을 돌려주지 않고 인출해 사용하면 민형사상 책임

을 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송금인이 돈을 잘못 보냈더라도 수취인

은 이를 보관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 돈을 써버리면 횡령죄로 처

벌된다고 했습니다. 수취인이 자신의 계좌로 잘못 입금된 돈을 돌려주

지 않으면 송금인은 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

이 복잡하고 시간이 걸려 매우 불편합니다.

그래서 돈을 보낼 때는 돈을 받는 사람의 이름과 계좌번호가 정확

한지 꼼꼼히 확인해 잘못 보내지 않도록 늘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이

와 함께 금융권에는 착오송금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서비스

와 제도가 마련돼 있습니다. 돈을 이체할 때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수

취인의 계좌에 입금되게 하는 ‘지연 이체 서비스’가 있으며, 100만 원 

이상을 송금하면 수취인이 30분 동안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인출하지 못하게 하는 ‘지연인출제도’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서

비스와 제도를 알아두는 한편 송금할 때 이름과 계좌번호, 금액을 꼼

꼼히 확인하는 습관까지 길러두면 착오송금을 예방하고 피해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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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BANK OF KOREA

2019.11.26.

최병재 국제국 자본이동분석팀 과장 

 해외주식투자,경제에어떤영향미치나요?

Q 최근 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사람들

이 주변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해외 주식이나 채권 투자는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 경제활동을 하는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미래를 위해 

예금을 하거나 채권,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에 투자합니다. 

이 과정에서 경제주체들은 자국(自國) 혹은 다른 나라의 주식이나 채

권과 같은 금융자산을 보유하게 됩니다.

한국은 지난 10여 년 동안 해외 금융자산을 꾸준히 늘려 왔습니다. 

그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여겨집니다. 먼저 가계는 기대수명이 길어

짐에 따라 노후를 대비한 저축을 늘려 왔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여

기에 정부는 국민연금 제도를 도입해 개인이 노후 대비 자금을 모으도

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축된 돈은 국내 연기금,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으로 모이게 되며 이들 기관은 자산 분배 차원에서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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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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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대비용으로저축된자금쌓여

금융기관,해외채권-주식투자증가

해외금융자산늘면국가신용상승

외국기업이국내에안심하고투자

위기땐팔아외화조달‘안전판’역할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해외 금융자산 매입을 늘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한국의 금리가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금리는 

돈을 빌리는 대신 지불해야 하는 가격을 말하는데 여유자금이 풍부해

지면 금리는 낮아지게 됩니다. 한국의 경우에도 과거에 비해 여유자금

이 풍부해지고 금리가 낮아졌습니다. 이에 국내 금융기관은 한국 금융

자산에 비해 금리가 높은 해외 자산에 투자 할 유인이 생겼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경상수지가 오랜 기간 흑자를 보인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말은 한국이 외국에서 물건이나 서

비스를 사는(수입) 데 지출하는 돈보다 외국에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수출)하고 대가로 받은 돈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 가계

가 돈을 벌어 필요한 지출을 하고 남은 돈을 저축하듯이 국가 경제도 

외국과 거래하여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 경우 해외 금융자산을 살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한편 정부는 남은 돈 중 일부를 외환보유액 등 

준비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환보유액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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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BANK OF KOREA

치 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미 달러화, 유로화 등 다양한 통화별로 분산

해 투자하고 있습니다. 2019년 9월 말 기준으로 한국이 보유한 준비

자산은 4033억 달러 규모이며, 이는 중국 일본 스위스 등에 이은 세계 

9위 수준에 해당됩니다.

그렇다면 한국이 보유한 해외 금융자산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이

해를 돕기 위해 한 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는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은행은 돈을 빌려주기 전에 이 기업이 대출 원금과 이자

를 갚을 능력이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볼 겁니다. 만일 이 기업이 과도

하게 많은 빚을 갖고 있다면 은행은 대출하기를 꺼릴 것입니다. 국가

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이 외국에 갚아야 할 빚이 많으면 

국가 신뢰도가 낮아지게 됩니다. 반대로 금융자산을 많이 갖고 있으면 

신뢰도는 높아지게 됩니다. 한국은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 금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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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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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꾸준히 늘려온 결과 2014년부터 외국에 지급해야 할 금융부채에 

비해 외국으로부터 받을 금융자산이 더 많은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는 

한국의 국가신용도를 높여 외국이 안심하고 국내 기업에 투자를 하거

나 대출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해외 금융자산의 또 다른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한국 원화는 미

국 달러화와 같은 기축통화(세계시장에서 결제 수단의 중심이 되는 화

폐)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나라로부터 원유와 같은 상품을 사거나 해

외여행을 갈 때 외화를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외화의 안정적 공급은 

원활한 대외 경제활동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가계에서도 긴급하게 현

금이 필요하다면 보유한 금융자산을 팔아야 하듯 국가도 해외 금융자

산을 팔아 필요한 외화를 조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이 세계적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시기

일수록 해외 금융자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시장 불안이 커지

면 외국은 한국에 투자된 돈을 대규모로 회수할 뿐만 아니라 필요로 

하는 외화를 쉽게 빌려주지도 않습니다. 이럴 때 충분한 해외 금융자

산은 한국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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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BANK OF KOREA

2019.12.3.

 김지언 금융시장국 자금시장팀 조사역

 은행은급히돈필요할때어디서빌리나요?

Q 신문 기사에서 단기금융시장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사람

들이 익히 아는 주식, 채권 시장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또 

단기금융시장의 역할은 무엇인지요?

A 초등학생 펭수는 하굣길에 탄 버스에서 교통카드 잔액이 부

족한 걸 알게 됐습니다. 가지고 있던 현금은 어제 모두 저금

해 지갑에는 한 푼도 남아 있지 않았죠. 어찌할 바를 모르던 순간 버스

에 탄 같은 반 친구를 발견했고, 다행히 친구는 가지고 있던 현금을 펭

수에게 빌려줬습니다. 펭수는 무사히 집에 돌아왔고 다음 날 친구에게 

빌린 돈을 갚았습니다.

펭수는 친구에게 급전을 빌렸죠. 그러면 은행이나 증권사와 같은 금

융회사들은 급전이 필요할 때 어디서 빌릴 수 있을까요? 예금을 맡긴 

기업이나 개인이 갑자기 돈을 찾으려 할 때 금융회사도 일시적으로 자

금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금융회사가 금고에 돈을 충분히 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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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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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정여유자금쌓아둘순없어

콜시장이나양도성예금증서등

1년내갚는단기금융시장활용

예전엔하루짜리신용대출많아

금융위기이후위험관리강화

두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그 대신 가계나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받을 

수 있는 이자를 포기해야 합니다. 즉, 금고에 여유자금을 무한정 쌓아

두면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거죠. 그래서 금융회사가 여유자금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을 줄이고 급전이 필요할 때 돈을 빌리고 갚을 수 있도

록 ‘단기금융시장’이 만들어졌습니다.

금융시장은 금융상품의 만기(통상 1년)를 기준으로 단기금융시장과 

장기금융시장으로 나뉩니다. 단기금융시장은 통상 만기 1년 이내 금융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콜(Call) 시장, 환매조건부매매(RP) 시장, 

양도성예금증서(CD) 시장, 기업어음(CP) 시장 등이 해당됩니다. 장기

금융시장은 주로 정부, 기업 등이 1년 이상의 장기자금을 조달하는 시

장으로 사람들에게 익숙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해당됩니다.

단기금융시장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도 매우 밀접합니다. 한국은

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면 신문과 방송에 크게 보도되는데, 이는 금융

시장뿐 아니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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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BANK OF KOREA

가 실물경제의 각 부문으로 파급되는 시발점이 단기금융시장입니다.

기준금리의 파급 경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만약 한은

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가장 먼저 단기금융시장 금리인 콜금리가 하

락합니다. 한은이 정책 수단을 통해 콜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은 기준금리 수준에 맞

춰 콜 거래를 하게 됩니다. 콜금리 하락은 다른 단기금융시장 금리에 

영향을 줍니다. 금융회사들이 금리가 저렴한 곳에서 자금을 차입해 보

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여타 시장금

리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은이 결정한 기준금리는 단기금융

시장 금리를 시작으로 여타 시장금리를 순차적으로 변동시키고 기업

의 투자비용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처럼 단기금융시장은 금융회사가 단기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해 

운용할 기회를 제공하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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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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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교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단기금융시장이 균형 있게 발전하지 못하

면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외부로부터의 작은 충격

에도 불안 요인이 금융시장 전체로 파급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국내 금융회사들은 편의성 때문에 콜시장에

서 주로 담보 없이 신용으로 하루 만기의 자금을 빌렸습니다. 2008

년 미국 금융사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기 시

작하자 국내 단기금융시장 거래량도 급감했습니다. 누가 언제 부도날

지 모르니 쉽게 돈을 빌려주지 않으려 했던 것입니다. 손쉽게 빌린 단

기자금에 과도하게 의존한 일부 증권사가 급전을 구하지 못해 큰 어려

움을 겪었고 급기야 보유 중인 채권을 헐값에 내다 팔아 채권시장까지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결국 한은이 유동성을 지원하면서 시장은 안정

을 되찾았으나 이를 계기로 단기금융시장의 불균형이 신용 경색 등 경

제 전체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한은은 정부와 함께 단기금융시장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

기 위한 구조 개선에 노력해 왔습니다. 한은은 앞으로도 장단기 금융

시장이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제도 개선에 힘쓰는 한편 

금융 불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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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BANK OF KOREA

2019.12.10.

 이현창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

 은행이자율은왜갈수록낮아지나요?

Q 은행의 이자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져 있습니다. 한국이 

선진국이 됐고 고령화가 진행돼 그렇다는데 이자율이 앞으

로도 낮아질 것인지 궁금합니다.

A 올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이자율은 연 2%가 되지 않는 경

우가 많습니다. 은행에 10만 원을 넣고 1년을 기다려도 은행

에서 찾을 수 있는 돈은 원금 10만 원과 이자 2000원뿐입니다. 은행

에 저금하는 보람이 예전만 못 합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이자

율이 낮으니 새 차를 구입할까 하는 고민도 생겼습니다. 혹여 돈이 모

자라 대출을 받더라도 이자 부담이 예전보다 훨씬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자율이 낮으면 나쁜 점도 있고 좋은 점도 있어 보입니다.

예전에는 이자율이 연 10%를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낮을까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때 인위적으로 고금리

를 유지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은행 예금 이자율과 대출 이자율은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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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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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등으로생산성증가율하락

대출수요감소→이자율하락이어져

교육-기술혁신으로생산성향상땐

경제성장과함께이자율올라가

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자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이자율이 왜 오르

내리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자는 돈을 빌린 것에 대한 대가입니

다. 대가는 빌려간 돈의 일정 비율로 정해지는데, 이 비율이 이자율입

니다.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에 비해 빌리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이자율

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줄어들면 이자율이 낮아

집니다. 결국 이자율이 낮아지는 건 돈을 빌려주려는 사람은 그대로거

나 더 늘었는데 돈을 빌리려는 사람은 줄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돈을 빌리려는 목적은 다양합니다. 기업이 신제품을 만들

어 팔기 위해서는 기계를 사야 하며 이때 돈이 필요합니다. 가계는 소

비를 늘리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자금보다 많은 돈이 필요할 수 있습

니다. 기업이 새로운 물건을 팔아서 얻은 수익이 대출 이자보다 많다

면, 또는 가계가 앞으로 받을 월급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다면 대출

을 받습니다. 반대로 신제품이 충분히 팔리지 않거나 월급이 충분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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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BANK OF KOREA

않다면 대출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 기업과 가계의 대출 결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은행은 대출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이자율을 낮출 수 있습

니다. 그러면 비싼 이자 탓에 대출을 포기했던 기업과 가계가 대출을 

받아 투자나 소비에 나서게 되겠죠.

이제 이자율의 변화에 따라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겠습

니다. 이자율이 낮아지면 여러 기업이 대출을 받아 새 기계 구입에 나

섭니다. 하지만 평소 10대의 기계를 만드는 공장의 생산능력이 갑자기 

15대, 20대로 늘어날 수는 없겠죠. 밤에도 휴일에도 일해서 1, 2대 더 

만드는 게 최선일 겁니다. 결국 더 높은 값을 지불하고 사는 사람이 나

타날 것이고, 기계 값이 오르게 됩니다.

이처럼 이자율이 낮아지면 경기가 과열돼 물건 값이 오르고, 받은 

대출이 과다하면 갚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게 됩니다. 가계에서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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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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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을 받았어도 월급이나 소득이 늘지 않아 빚을 갚지 못하는 사례도 

나타나게 되겠죠. 반대로 이자율이 너무 높으면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줄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일자리도 줄어들게 됩니다.

이제 이자율과 생산성의 관계를 생각하며 처음의 질문, 즉 왜 이자

율이 갈수록 하락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이자율 하락은 

근본적으로 한국 경제의 생산성 증가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이 높은 이자를 감당하면서도 공장을 지으려면, 새로 

만든 제품이 기존 제품보다 품질이 좋거나, 품질은 같아도 가격이 훨

씬 저렴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즉 생산성이 높아져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이 겪었듯이 한국도 경제 규모가 커지고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면서 생산성 증가율이 추세적으로 낮아져 왔습니다. 

그러자 높은 이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줄어들었

고 이에 이자율도 계속 낮아진 것입니다. ‘생산성 증가율 하락→대출 

수요 감소→이자율 하락’의 과정이 나타난 것이죠.

다만 앞으로도 이자율 하락이 계속될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곤란합

니다. 교육을 통해 인적자원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기술 혁신의 토대

를 다지는 노력이 이어지면 생산성 증가율이 다시 높아질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러면 한국은 지금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그 결과로 이자

율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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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BANK OF KOREA

2019.12.24.

 남충현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과장 

 열심히일하면‘노동생산성’올라가나요?

Q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이를 개선해야 한다

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노동생산성은 무엇이고, 어떻게 올

릴 수 있나요? 일을 더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되나요?

A 경제학적으로 노동생산성이란 간단히 노동이 얼마나 효율

적인지를 의미합니다. 일정한 기간에 동일한 노동으로 얼마

나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했느냐는 것이죠. 실제로 노동생산성은 

생산량을 노동투입량으로 나누어 추정합니다. 생산량은 원재료와 중

간재를 제외한 부가가치를 화폐가치로 환산해 사용하며 노동투입량은 

노동시간으로 계산합니다. ‘2만 원/시간’같이 노동시간당 부가가치로 

표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노동생산성을 높이려면 근로자가 더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될까요? 

물론 숙련도가 높고 실력이 뛰어난 노동자가 작업하면 그렇지 않은 노

동자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높아질 수는 있습니다. 다만 노동자의 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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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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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기간같은노동투입했을때

재화얼마나생산했나수치로표시

국민생활수준-경제성장과밀접

국가경제종합성적표중하나

한국노동생산성증가율점점둔화

기술-자본축적-노동수준개선해야

이 같다고 본다면 더 우수한 생산설비로 교체하거나 새로운 기술로 생

산하면 동일한 노동량으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됩니다. 노동

생산성은 노동자의 숙련도와 역량, 자본설비의 양과 질, 그리고 기술 

수준이 총체적으로 작용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노동생산성은 한 나라 경제의 종합성적표에 해당하는 지표 중 하나

로 아주 중요한 가치를 가집니다. 그 이유는 첫째, 일반적인 국민의 생

활수준과 가장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장

기적인 경제성장은 오직 노동생산성 증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이

유도 있습니다. 물론 노동생산성의 증가 없이 노동 투입을 확대하는 

방식, 즉 더 많이 더 오래 일하는 방식으로도 국내총생산(GDP)을 늘

릴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소득은 늘려주지만 여가 감소 및 과로 

같은 비효용의 증대를 가져오기 때문에 한 국가의 경제적 후생이 개선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노동생산성의 증대로 GDP가 증가해야 소

득과 여가가 동시에 늘어나게 되므로 경제적 후생이 확실하게 개선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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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한국 등 선진국의 출산율 하락에서 나타나듯이 경제가 성숙

할수록 사람은 상대적으로 희소해집니다. 생산요소로서 자본에 비해 

노동이 더 귀해진다는 뜻이죠.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자본을 더 많이 

쓰더라도 노동을 더 적게 사용하는 방식으로 노동생산성을 높여야만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진국 사례를 보면 

장기적인 경제성장 추세와 노동생산성은 거의 같이 움직입니다. 반면 

자본생산성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일정한 증가 및 감소 추세가 잘 드러

나지 않습니다.

한국은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우

려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선진국을 모방하고 자본 및 기술집약도를 높

여 노동생산성을 개선해 왔지만 한국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했기 때

문에 이 전략은 거의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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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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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선진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 자체가 급락하

면서 한국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노동생산성 증가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진보, 자본 축적, 노

동의 질적 수준 제고 등 세 가지 요인을 모두 개선해야 합니다. 먼저 

한국의 기술 진보는 그동안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하는 데 바탕을 둔 

‘따라잡기식’이었습니다. 이제 한국 경제가 선진국 수준에 진입한 만

큼 다른 국가를 모방할 여지가 줄어들었으므로 모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선도적인 기술 개발을 늘려야 합니다. 둘째, 꾸준한 투자가 필

요합니다. 사양 산업이나 성장 여지가 적은 분야에 자본을 계속 투입

하는 것은 피하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신산업이나 각종 사회적 인

프라 같은 효율적인 투자처를 새롭게 발굴해내야 합니다. 셋째, 교육

제도를 개선해 창의적인 혁신을 주도할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직장

에서의 직업훈련체계 역시 노동자들이 혁신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

할 수 있도록 평생학습 체계로 정비돼야 합니다. 직장 내 조직문화 및 

업무 프로세스도 개선해 노동자들이 지금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

게 해야 합니다.

노동생산성의 둔화 추세는 인구 고령화같이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이를 되돌리기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

러나 국가와 기업, 노동자들이 노력하기에 따라 그 추세를 늦추거나 

생산성을 다시 높이는 것 역시 충분히 가능한 만큼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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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1.

 강기승 경제교육실 교수 

 리스크큰주식,합리적투자어떻게?

Q 신문과 방송 등에서는 주식시장이 수시로 보도됩니다. 그만

큼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요. 

누구나 주식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까요?

A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투자 인구는 전체의 약 10% 

정도라고 합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하지만 주

변에는 돈을 벌었다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손해를 보았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주식은  주식회사가  투자자인  주주에게  발행한  유가증권입니다. 

1602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1143명의 투자자에게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모집한 것이 주식회사의 시초입니다. 이 회사는 아시아 무역으

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종종 해적의 공격을 받거나 풍랑으로 배가 침

몰해 큰 손실을 입기도 했습니다. 1653년 제주도까지 표류해 ‘하멜 표

류기’를 쓴 헨드릭 하멜의 배도 이 회사 상선이었죠. 이처럼 주식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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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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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최대46%손실가능

과거통계-공개정보도효용성한계

여유자금으로분산투자하고

내부자거래감시등신뢰높여야

는 초창기부터 많은 위험(리스크)을 안아야 하는 행위였습니다.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은 누구나 큰 수익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라도 주식투자로 이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1929년 대

공황 시기에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주식에 투자해 큰 

이익을 얻은 반면 미국 경제학자 어빙 피셔는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사람들은 당연히 앞으로 가격이 오를 주식은 사고, 반대로 가격이 

내릴 주식은 팔려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방법으로 

미래의 주가를 예측할 수 있을까요?

첫째, 지금까지 주가 움직임과 통계를 분석해 보는 겁니다. 어느 회

사의 주가가 과거에 어떤 패턴을 보였으니 곧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

든가, 주식거래량, 신용거래 비중이 어떠하니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 등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교훈을 충실히 따르는 거죠. 하지

만 과거 정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분석은 효용

성이 떨어진다는 견해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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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금융시장에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기

업의 재무제표나 중앙은행의 금리 변경 등은 투자자가 필수적으로 챙

겨 보는 정보입니다. 금융시장이 효율적이라면 이런 정보가 주가에 반

영되는 속도는 매우 빠를 것입니다. 공개된 정보로 투자자가 차익을 

얻기 어렵다고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셋째, 남이 모르는 기업의 내부정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간혹 이

런 방법으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법

에서 금지한 내부자 거래에 해당됩니다. 금융감독 당국이 내부자 거래

를 상시 감시하고 있으며 적발 시에는 처벌을 받습니다. 투자자는 내

부자 거래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투자 방법에 대한 논의는 금융시장이 효율적일 때 성립합니

다. 금융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건 누구나 낮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정보

를 입수해 투자에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울러 불법적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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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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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거래는 엄격히 감시하고 처벌해야 시장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습

니다. 효율적이고 신뢰성 높은 금융시스템을 갖추면 자금 공급자인 투

자자는 더 합리적으로 투자하게 되고, 자금 수요자인 기업들은 더 낮

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됩니다.

한편 투자자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주식은 다른 투자 상품

에 비해 리스크가 높다는 것입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가

격제한폭은 기준가격 대비 상하 30%로, 하루에만 최대 46.2%의 손실

이 날 수 있습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처럼 성격이 다른 여러 주식에 분산 투자를 할 필요가 있

습니다. 또 주식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융감독원

에 따르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은 약 150만 명

이고, 은행 대출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까지 더하면 더 늘어날 

것입니다. 투자가 성공하면 좋겠지만 실패하면 대출금을 갚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합니다. 꽃이 더욱 아름답게 피어

날 수 있으려면 효율적이고 신뢰성 높은 금융시스템을 갖춰 나가는 한

편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와 금융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 합리적인 투

자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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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7.

 조홍균 경제교육실 부실장 

 조직의비합리적의사결정극복하려면

Q 오랫동안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믿음이 당연하게 여겨

졌던 것처럼 인간은 스스로를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속성이 사람들과 조직의 의사결정에서 비

합리적 행동과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A 미국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내가 우주의 절대적 

중심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는 잘못된 믿음이 누구나 태

어날 때부터 의식 속에 뿌리 깊이 새겨져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인간의 이런 성향을 과다확신 오류(overconfidence bias)라고 표현합

니다.

프로 골퍼들을 대상으로 1.8m 거리에서 퍼팅을 성공시킬 확률을 물

었더니 75

~85%라고 답했는데 실제 성공 확률은 55% 정도였다고 합

니다. 미국 운전자의 93%는 자신이 평균 이상으로 운전을 잘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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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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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수준전문가많은조직일수록

전문성믿음탓오류쉽게빠져

어떤제도도완벽할수는없어

의사결정구성원의노력필요

보다높은경제-사회성과위해선

교육통해경제주체역량높여야

생각한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과다확신 오류를 최근 이슈가 된 미

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을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보잉의 B737 맥스

(MAX)가 두 차례 대형 추락 사고를 겪은 건 과다확신 탓에 숨은 위험

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이죠. 1967년부터 꾸준히 개량되어온 이 

기종의 과거 안전기록은 매우 뛰어났는데 이 때문에 역설적으로 과다

확신이 초래됐다는 겁니다. 보잉처럼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많은 조직

일수록 전문성에 대한 지나친 믿음 때문에 오류에 빠지기 쉽다는 지적

도 있었습니다.

과다확신 오류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어떤 노력을 해왔을까요? 

인간의 경험과 지혜는 오류를 줄이기 위한 여러 제도를 창안했습니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보잉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이 도입하고 있는 이

사회 제도가 한 예일 것입니다. 거의 모든 중앙은행도 위원회 제도를 

채택하고 있죠. 위원회 제도를 통해 과다확신 오류를 어느 정도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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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 있다는 인류의 생각이 제도의 기저에 깔려 있습니다.

같은 제도라도 국가나 환경에 따라 모습이 조금씩 다릅니다. 중앙은

행을 예로 들어보면 위원회 방식 의사결정 기구는 미국식 모델과 유

럽식 모델로 분류됩니다. 미국식은 대통령과 상원이 중앙은행과 최고

법원 등의 의사결정 기구 구성원을 결정하는 집권화 모델입니다. 반면 

유럽은 회원국별로 각 1인을 평등하게 배분해 중앙은행과 최고법원 

등의 의사결정 기구 구성원을 결정하는 분권화 모델입니다. 각각 장단

점이 있기에 어느 쪽이 우월한지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집권화 모

델은 정치사회적으로 비슷한 성향의 구성원들이 모일 가능성이 커 의

사결정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과다확신 오류를 증폭시킬 우

려도 그만큼 커집니다. 반대로 분권화 모델은 오류가 발생할 위험은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지만 의사결정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듯 어떤 제도도 완벽하지는 못하므로 제도 안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인간 본연의 오류를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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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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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보완할 수 있지만 한계는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결정 기구 구

성원에게는 역량 제고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며, 넓은 안목과 

통찰력까지 갖출 수 있도록 힘써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사결정 기구 구성원만의 역량 제고로 합리적이고 바람

직한 성과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할까요?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내려면 경기를 뛰는 선수들의 역량

은 물론이고 축구를 둘러싼 생태계의 역량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역량 

있는 선수를 선발하는 기준과 훈련장 같은 인프라, 적절하고 합리적인 

지원 체계 등이 함께 있어야 하죠. 보잉의 예에서도 이사회뿐 아니라 

주주, 항공산업 관련 규제 당국 및 시장 참가자 등 기업을 둘러싼 생태

계의 합리적 역량도 함께 높아져야 항공 안전 측면에서 보다 바람직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한 국가가 보다 높은 경제적, 사회적 성과를 얻기 위해

서는 일반 대중과 국민의 합리적 사고와 행동양식이 제고될 필요가 있

습니다. 이를 달성하는 방법의 하나가 바로 교육을 통해 경제주체와 

사회 구성원의 역량을 높이는 것입니다. 경제교육을 통해 경제주체들

의 인식과 태도가 바뀌고 합리적 의사결정 능력이 향상된다면 궁극적

으로 시장경제 체제가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보다 바람직한 성과를 얻

는 토대가 마련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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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읽는 경제교실

발행인 

이주열

편집인 

조강래

발행처 

한국은행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67 (태평로 2가)

 

www.bok.or.kr

그래픽 

동아일보 제공

발행일 

2020년 3월

제 작 

㈜제일프린테크

이 책자는 한국은행 홈페이지(http://www.bok.or.kr)에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ISBN 979-11-5538-506-7 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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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5538-506-7 13320